[KJtimes=김봄내 기자]“5만원권 발행 이후 경영환경이 어려워졌지만 해외수출을 통해 이를 극복하고 국가경제 발전에도 기여하겠다.”
김화동 한국조폐공사 사장은 20일 “1951년 창립 이래 63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수출 5000만달러(한화 약 509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는 23일 발행 5주년을 맞는 5만원권의 등장은 조폐공사의 사업영역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5만원권 발행이 시작된 2009년 9억9000만장이었던 지폐 제조량은 2013년 5억8000만장으로 41% 감소했다.
5만원권 발행과 함께 지불 수단이 신용카드, 모바일로 바뀐 것도 지폐 제조량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제조량이 뚝 떨어지자 조폐공사의 수익성도 나빠졌다.
2009년 65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12년부터는 21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작년에는 상반기에만 60억원 적자를 봤다.
김화동 조폐공사 사장은 "지폐 제조량이 정점이었을 때의 40∼50%에 불과해 경영환경이 상당히 어렵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수출을 늘리고 보안·인증 분야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히려 한다"고 말했다.
그간 화폐를 만드는 종이를 반제품 상태로 인도네시아, 중국, 베트남 등에 수출했던 조폐공사는 지난해 처음으로 완제품 지폐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페루 지폐 3억500만장을 97억원에 수출하기로 한 것.
작년 해외 수출액은 모두 430억원으로 매출액의 10% 규모다.
조폐공사는 지난해 하반기 2048만달러, 올해 상반기 2982만달러를 수출해 1년간 수출액 5030억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골드바 인증사업에 진출하기도 했다.
KRX금거래소에서 판매되는 골드바의 순도가 99.99%임을 인증하고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증권사에서도 조폐공사 인증 마크가 찍힌 골드바가 판매된다.
백화점상품권은 5년 전까지만 해도 영국에서 제조돼 국내에 들어왔지만, 지금은 조폐공사가 전체 판매량의 90% 정도를 만든다.
김화동 사장은 "100만원권, 50만원권 등의 백화점상품권은 화폐보다 단위가 크기 때문에 위·변조 방지와 품질이 보장돼야 한다"며 "조폐공사도 제조 능력이 충분하다고 설득해 상품권 업무를 따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은 조폐공사 매출액 가운데 화폐, 여권·주민등록증, 공무원증, 우표 제조 등 정부 물량이 60%이고 나머지 40%는 상품권, 기념주화, 수출 등이 차지한다.
조폐공사는 정부사업 외 기타사업의 매출 비중을 50%로 늘릴 계획이다.
김 사장은 "현실에서 돌아다니는 지폐 물량이 줄었지만, 사이버상에서 숫자로 왔다갔다하는 돈에도 누군가가 신용을 담보해줘야 한다"며 "조폐공사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