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른들은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높이는 것이 미덕이라고 했다. 겸손이 사람으로서의 최고 미덕이라고 여긴 것이다.
그러다 보니 너무 잘난 척해도 안 되고, 자신을 드러내지 말아야 한다는 가르침을 받은 시대의 사람들은 장점을 드러내는 것을 어색해한다. 겸손치 못한 사람으로 보일까봐 말하지 못하고 참는 것이 습관이 되어 자신감 있게 자기 표현하는 사람들을 부러워하기만 한다.
하지만 시대가 달라졌다. 조상들의 정신이나 속담의 내용을 따랐다간 오히려 불이익을 당하거나 도태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장점이나 능력을 말할 때 목소리를 낮추고 조금은 부끄러워하는 듯 말해야 한다는 어른들의 가르침대로 한다면 요즘 시대에는 어떻게 비칠까? ‘거짓 능력’, ‘자신감 부족’, ‘당당하지 못한 사람’이란 평가를 받게 될 것이 뻔하다.
예전에 모 방송프로그램에서 소극적이고 사람들 앞에 서면 작아지는 사람이 식당을 창업할 때 그를 컨설팅해주는 걸 봤다.
컨설턴트는 창업주에게 길거리에서 큰소리로 인사하기, 가게 홍보하기 연습을 시켜 자신감을 높이는 훈련을 시켰다. 손님과 똑 바로 눈 맞춤 하지도 못하고, 인사도 들릴 듯 말듯 작은 목소리로 하고, 판매하는 상품의 장점을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하면 손님을 끌 수 없기 때문이다.
기업 교육 프로그램 중에 자신감을 높이는 훈련은 이 시대에 맞는 자신감 표현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 한다. 이제는 경쟁 시대이고 자기를 올바로 알리는 시대이다.
앞서 말했듯 너무 지나치게 드러내는 것도 문제지만, 겸손이 지나쳐 너무 낮추고 감추는 태도도 문제이다. 너무 지나친 자신감은 자만심으로 비칠 수 있지만, 겸손을 동반한 자기 PR은 자신감 있는 자기표현으로 전달 될 수 있다.
상대를 낮게 보이게 하면서 자신을 높이는 것은 독선이지만, 상대를 높이면서 자기 장점과 능력을 표현하는 것은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능력을 드러내는 탁월한 방법이다.
성공한 사람 중엔 유머감각과 말의 재치를 가진 사람들이 많다.
한 예로, 미국 대통령 링컨이 취임 연설을 위해 단 앞에 섰을 때 한 상원의원이 “당신이 대통령이 되다니 정말 놀랍소. 당신 아버지가 신발 제조공이란 사실을 잊지 마시오. 내가 신은 이 신발도 바로 그가 만든 것이오”라며 큰 소리로 말했다. 사람들 앞에서 링컨의 출신 성분을 들추어내 망신을 주려 했던 것이다.
만약 이때 링컨이 “아버지 직업이 신발 제조공이라는 것보다 지금 내가 미국 대통령이라는 되었다는 게 중요한 거요”라고 대답했다면 그 말을 던진 상원의원과 신경전을 벌이는 사이가 되 고, 많은 사람은 싸움 구경에 흥미를 느꼈을 것이다.
그런데 링컨은 눈물이 가득한 얼굴로 “고맙습니다. 아버지는 완벽한 솜씨를 가진 분이셨습니다. 만약 신발이 불편하다면 저 에게 말씀해주십시오. 저는 훌륭한 신발 제조공 아버지의 아들입니다. 온 정성을 다해 고쳐드리겠습니다”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그 말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고, 망신을 주려 했던 상원의 원을 은근슬쩍 덕목이 없는 사람으로 만들어버렸다.
대부분의 사람은 링컨과 같은 상황이 닥치면 비방한 상대를 똑같이 비방하여 서로가 말의 악순환을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링컨은 아버지의 기술 능력을 높이며 존중함으로써 자신을 낮추는 듯해 보였지만, 그 속엔 출신에 대한 당당함과 자부심이 보였고 덕분에 국민의 신뢰와 존중을 받게 되었다.
자신을 드러내려 하면 자만, 오만으로 비쳐 이미지가 나빠지지만 겸손하게 자기를 알리면 사람들에게 신뢰를 얻고 가치도 올라간다. 이것이 말의 힘이다.
도서출판 ‘비전코리아’가 출간한
<착한 말, 착한 대화>
내용으로 연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