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토크

“마음을 읽는 기술은 한 끗 차이다”

 

시집은 언제 갈 수 있을까? 집은 팔릴 수 있을까? 아이가 대학교에 합격할 수 있을까? 남편이 바람을 피우는 것 같은데 어떻게 바람기를 잡을 수 있을까?

 

이밖에도 사업운이나 애정운 등에 대한 고민과 궁금증 때문에 많은 사람이 점집을 찾아간다. 점집을 한두 번 다녀온 사람은 경험한 적이 있을 텐데, 과거나 현재는 얼추 맞추는 것 같지만 미래 예측은 안 맞는 것 같아서 마음을 접었다가도 한두 개는 비슷하게라도 맞춘 듯해 다시 점집을 찾는 것 말이다.

 

운명은 자신이 개척한다고 믿고 있는 사람으로서는 점집을 찾는 사람이 이상해 보이겠지만, 점집을 신뢰하는 사람은 나쁜 것은 미리 알아서 피해 가야 한다고 나름의 이유를 댄다.

 

저자도 점집을 몇 번 다녀보았더니 지나고 보면 맞지 않지만 상담할 때만큼은 족집게라는 생각이 드는 점술인이 있는가 하면, 상담할 때는 신뢰가 도통 가지 않지만 지나고 보니 잘 맞춘 점술인이 있었다.

 

하지만 당장엔 상담할 때 신뢰감을 주는 사람에게 더 많이 의지하게 되고, 복채가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게 사실이다. 그것을 경험하면서 점술인이 얼마나 신뢰감과 확신감이 들게 말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걸 배웠다.

 

점술인도 영업인이다. 잘 맞추면 좋겠지만 미래는 시간이 지나야 아는 것이고, 상담한 때만큼은 미래 이야기가 맞는 것 같은 확신을 줘야 족집게 도사라는 타이틀을 얻어 소문이 돌아 손님이 많아지는 것 아닌가?

 

철학관은 통계로 풀고 신점은 신으로 본 다지만, 이때도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떻게 말로 상대에게 공감을 이끄느냐는 것이다. 점집을 찾는 사람 중에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가는 사람도 있지만, 그냥 마음이 답답해서 누군가에게 속내를 털어놓고 싶어서 가는 사람도 있다.

 

이런 때 점집을 찾는 사람들의 마음은 대부분 고민이 해결되기를 바라는 희망을 품고 가는데, 점쟁이가 죽는다’, ‘이별해야 한다’, ‘사직해야 한다라고 무작정 확고한 답을 주면 찾아온 사람은 낙담한다.

 

그리고 정말 점쟁이를 신뢰하는 사람은 그 말에 따라 이별, 사직을 하고 나중에 후회하는 일이 생기게 된다. 물론 이 모든 결과가 점집에 가는 자체를 불신하는 사람들에겐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겠지만 말이다.

 

점쟁이 말의 힘을 예로 든 것은 어떤 희망이나 답을 얻으려는 마음으로 점집을 찾는 경우가 많아서다. 점집에 온 사람은 점쟁이에겐 고객이고, 그 고객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서 지속적인 관계가 형성되며, 다른 손님에게 홍보 역할을 하게 되기도 한다.

 

내 앞에 있는 상대에게 신뢰를 주고 확신을 주는 것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은 물론이고, 그 사람 덕분에 더 좋은 사람들과의 연결 고리가 만들어지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뭔가 고민거리를 들고 찾아온 사람에게 소중한 시간을 내준다고 무성의 하게 대하면 좋은 인맥을 놓치는 실수를 범하게 된다.

 

가끔 무조건 내 말을 들어요”, “굿을 안 하면 남편 바람기를 잠재울 수 없다니까요”, “부적을 쓰지 않으면 집 매매가 절대로 안 돼요”, “시집가려면 살풀이를 해야 한다니까등 이런 식으로 단호하게 말하는 점쟁이들이 있다.

 

점 자체를 신뢰하는 사람이라면 두려운 마음에 빚을 얻어서라도 굿, 부적, 살풀이를 하겠지 만 반신반의하는 사람이나 그냥 한 번 재미로 찾아온 사람이라면 상업적이라는 판단을 하고 그다음 이야기는 들으려고도 안할 것이다. 점쟁이야 아는 대로 이야기한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너무 상술이란 느낌을 동반한 확고한 말은 오히려 의심과 반발 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신점을 보는 점쟁이 중에는 자신이 하는 말이 아니라 신이 하는 말이라며 반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런 경우엔 신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겐 오히려 신이 왔구나하는 믿음을 갖게 한다.

 

하지만 이처럼 상대가 느끼거나 볼 수 없는 것에 대해서 확고한 말을 해주는 때에도 먼저 신경 써야 할 점은 공감대 형성이다. 그래야 상대도 수긍하게 된다.

 

무조건 신이 하는 말이라고 무례하게 굴면 확신을 주기보단 신을 빙자한 상술이라는 의심과 반발을 살 수 있다. 물론 신이라는 존재를 맹신하는 사람들에겐 더 할 나위 없이 즉각적인 반응을 불러오기도 하지만 말이다.

 

[정혜전의 오피스토크는

 

도서출판 비전코리아가 출간한

 

<착한 말, 착한 대화>

 

내용으로 연재합니다.]









[스페셜 인터뷰]‘소통 전도사’ 안만호 “공감하고 소통하라”
[KJtimes=견재수 기자]“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사회변화는 타인의 생각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능력을 자라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다. 공감과 소통이 어려워진 것이다.(공감과 소통의) 의미가 사라지고 충동만 남게 됐다.” 한국청소년퍼실리테이터협회(KFA: Korea Facilitators Association)를 이끌고 있는 안만호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디지털 사회로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 대해 이 같이 진단했다. 또 이제 공감능력 없이는 생존하기 힘든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비대면 사회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소통 전문가로 통하는 안 대표는 “자신을 바라보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며 공감하고 소통하는 방법이 필요한데 스마트폰이나 SNS, 유튜브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면서 어느 순간 사회성은 경험의 산물이 아니라 지식의 산물이 되어 버렸다”며 “요즘 인간의 탈사회화가 진행되는 것에 비례해 인간성의 급격한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 사태는 사회적 거리를 두더라도 우리가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개체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관계이자 연대라는 점이 더욱 분명하게 밝혀졌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