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토크

“작은 차이로 큰 차이 만들기”

 

우리 속담에 아 해 다르고 어 해 다르다라는 말이 있듯이 같은 말도 말하는 사람의 말투나 억양, 표정, 표현법에 따라 전혀 다르게 전달되어 오해를 받거나 타인의 감정을 상하게 할 수 있다.

 

조사를 어떻게 붙이느냐에 따라서도 달라지는데, “너는 이런 건 잘하네!”너는 이런 것도 잘하네!”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비꼬는 말로, 혹은 칭찬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가 어떻게 이렇게 예쁘죠?”아이가 엄마를 닮아 예쁘네요는 듣는 사람의 기분을 달라지게 한다. “뭘 먹여 키웠길 래 애가 이렇게 키가 크나요?”도 부모의 키가 작다면 칭찬이 아니라 참 이상하다는 뜻으로 전달될 수 있다.

 

지인한테 들은 이야긴데, 하루는 친구를 초대해 보리밥을 해 주었다고 한다. 식사 후 커피를 마시면서 보리밥 때문에 자꾸 방귀가 나오려 한다는 친구의 말을 듣고 일부러 건강 생각해서 맛있는 보리밥을 대접했더니 방귀가 나온다고 투정하는 것 같아 기분이 나빠졌다고 했다.

 

아무려면 보리밥을 먹은 친구가 보리 밥 해준 것이 싫어서 그런 말을 했을까? 이것은 평소 말 표현의 습관 차이인데, 화자의 상황이 아닌 청자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말하지 않으면 이런 일이 생기게 된다.

 

이럴 때 역시 보리밥은 소화가 잘 되네. 친구 덕에 웰빙 식사를 했더니 곧바로 소화되는 신호가 오네라고 재치 있게 표현했더라면 보리밥을 해준 친구 에게 고맙다는 인사까지 자연스레 전달되었을 텐데 아쉽다.

 

우리가 흔히 구별하지 않고 쓰는 단어 중에 아줌마아주머니가 있다. ‘아줌마는 순우리말로, ‘아주머니를 낮춰 이르는 말이다. 그래서 아줌마!”라고 부르면 어딘가 낮추는 듯하고 아주머니!”라고 부르면 상대를 조금은 대우해준다는 느낌을 받는 것이다.

 

식당에 가서나 주변 결혼한 여자들에게 아줌마로 부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주머니라고 부르는 사람이 있다. 두 가지의 뜻을 알고 쓰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살면서 입에 밴 습관에 따라 사용하게 된다.

 

영업하는 사람 중에는 사모님’, ‘사장님’, ‘선생님이라고 고 객을 부르는 경우가 많다. 예전에 어떤 영업사원이 컴플레인하는 고객을 응대하면서 선생님께서는’, ‘선생님은하며 말했더니 듣고 있던 고객이 난 중졸이요! 내 직업이 선생도 아니고!” 하며 화를 내기에 , 죄송합니다. 사장님했더니 난 사업을 해 본 적도 없고 평생직장만 다니다 명퇴당했소!”하며 버럭 화를 냈다고 한다.

 

그러자 너무 당황한 영업사원이 작은 소리로 근데, 저기요라고 했다가 저기가 어디냐?” 하며 된통 꾸지람을 들어 불만처리는 뒤로하고 고객의 기분을 풀어주느라 고생한 적이 있다고 한다.

 

또한 지인 중에 사업하는 40대 후반의 미혼 여성이 있는데, 골프장에 갔더니 캐디가 사모님이라고 불러서 무척 듣기 불편했다고 한다. 같이 갔던 남자의 아내라는 건지, 자신이 결혼해 아이까지 낳은 여자로 보인다는 건지 도통 기분이 나빠서 난 사모님이 아닌데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몇 홀을 함께 돌다 보면 고객들의 대화를 듣게 되어 모두 사업 동료인 줄 알았을 텐데, 호칭을 안 바꾸고 계속 사모님이라고 불러서 기분이 나빴다는 것이다. 물론 그날따라 공이 잘 맞아서 기분이 좋았다면 그냥 넘어갔을 거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처럼 듣기 거북한 말도 듣는 사람의 그때 상황에 따라 더 기분 안 좋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한때는 상대를 높여주는 말로 사모님’, ‘사장님’, ‘선생님이라고 호칭했었다. 그러다 보니 이 말이 습관된 사람은 쉽게 고객님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는다. 호칭 하나도 듣는 사람에 따라 전혀 다른 기분을 느끼게 하는 점을 기억하자.

 

또한 문자나 이메일을 쓸 때 띄어쓰기나 모음을 틀리지 않도록 주의하자. 영어나 기타 외국어 배우기에는 전 국민이 열중하면서 정확하고 올바르게 한글을 배우고 쓰려는 사람은 거의 없 다. 그러다 보니 바뻐서’, ‘아퍼서’, ‘고달퍼서등의 잘못된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쓰는데, ‘바빠서’, ‘아파서’, ‘고달파서가 바른 표기법이다.

 

하지만 이런 말들은 표기가 틀려도 의미 전달에는 문제가 없기에 대부분 그냥 쓰고 있다. 특별히 띄어쓰기는 잘못하면 전달 내용이 전혀 달라지므로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가령 아버지가방에 들어가시다아버지가 방에 들어가시다는 전혀 다른 내용이다.

 

[정혜전의 오피스토크는

 

도서출판 비전코리아가 출간한

 

<착한 말, 착한 대화>

 

내용으로 연재합니다.] 









[스페셜 인터뷰]‘소통 전도사’ 안만호 “공감하고 소통하라”
[KJtimes=견재수 기자]“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사회변화는 타인의 생각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능력을 자라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다. 공감과 소통이 어려워진 것이다.(공감과 소통의) 의미가 사라지고 충동만 남게 됐다.” 한국청소년퍼실리테이터협회(KFA: Korea Facilitators Association)를 이끌고 있는 안만호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디지털 사회로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 대해 이 같이 진단했다. 또 이제 공감능력 없이는 생존하기 힘든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비대면 사회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소통 전문가로 통하는 안 대표는 “자신을 바라보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며 공감하고 소통하는 방법이 필요한데 스마트폰이나 SNS, 유튜브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면서 어느 순간 사회성은 경험의 산물이 아니라 지식의 산물이 되어 버렸다”며 “요즘 인간의 탈사회화가 진행되는 것에 비례해 인간성의 급격한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 사태는 사회적 거리를 두더라도 우리가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개체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관계이자 연대라는 점이 더욱 분명하게 밝혀졌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