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명량’ 흥행 돌풍, 친일(親日) 기업에는 '역풍'(?)

해마다 되풀이 되는 창업주‧기업 친일 행적 구설수


- 롯데, 대표적 친일 꼬리표일왕 생일파티에 천황폐하 탄생축하적힌 화환 보내기도

- ‘큐원설탕삼양그룹, 창업주가 일제시대 요직에 임명일본군에 헌납금 제공

- ‘두산창업주, ‘이토 히로부미추모 모임 발기일 전쟁은 전적으로 중국 책임발언

- 모닝글로리,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명성황후 시해 연상케 하는 닌자 그림 등 제품 회수

 

[kjtimes=견재수 기자]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의 활약상을 그린 영화 명량(鳴梁)’이 연일 화제다. 개봉 이후 최단기간 1000만 관객 돌파를 비롯해 종전까지 한국 영화가 갖고 있던 거의 모든 기록들을 갈아치우고 있다.

 

작금에는 영화라는 장르를 초월해 한국과 일본의 잊을 수 없는 과거사를 재조명하는 도화선으로 작용하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친일 행적을 남긴 이들에 대한 불편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한민국은 3.1절과 8.15광복절을 전후해 과거 친일 행적을 남긴 인물이나 기업을 향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일을 해마다 되풀이 하고 있다.

 

올해는 명량의 흥행 돌풍까지 있어 이들을 향한 비난의 화살이 어느 때보다도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본지는 친일행적으로 구설수에 오른 일부 기업들을 다시금 조명해봤다.

 

 

롯데호텔, 자위대 창설 60주년 장소 제공에 친일 기업논란 재점화

 

롯데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친일 기업으로 분류된다. 창업주 신격호 회장이 태평양 전쟁 이후 폐허가 된 일본을 무대로 사업을 전개해 현재의 롯데그룹 근간을 이룬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다 비즈니스 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일본 롯데와의 관계도 늘 재계의 관심 대상이다.

 

그런데 종종 비즈니스를 넘어 국민 정서에 반하는 친일 행보로 구설수에 오르곤 한다. 지난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릴 예정이던 일본 자위대 창설 60주년 기념식과 같은 경우가 그것이다.

 

지난달 11일 롯데호텔은 주한 일본대사관 주최로 일본 자위대 창설 60주년 기념행사를 진행하려다 '친일 기업'이라는 맹비난을 받았다.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기념식은 일본 대사관이 한 해 전부터 가계약을 한 것인데 행사 개최 하루 전 이 같은 소식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늘 불씨처럼 남아 있는 반일감정에 기름을 부었다.

 

호텔 측은 신속히 일본 대사관에서 리셉션으로 가계약한 한 상태라 자위대 관련 행사인지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으며 국민정서를 고려해 행사를 취소했다고 밝혔지만 논란은 쉽게 가자 앉지 않았다.

 

수년 전에는 일왕의 생일을 축하하는 파티를 열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롯데호텔은 지난 201012월 아키히토 일왕의 생일을 기념하는 파티를 열었다. 일제강점기 식민 통치를 받은 아픈 과거가 있음에도 일왕의 생일 파티를 서울 한복판에 위치한 롯데호텔에서 연다는 소식에 많은 국민이 비난의 목소리를 냈다.

 

당시 이를 보도한 한 언론사에 따르면, 일왕의 생일 축하 파티 장소를 제공한 롯데호텔의 모회사 롯데그룹이 보낸 화환에는 천황폐하 탄생축하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큐원설탕삼양그룹 창업주, 에 국방헌금 납부하다 친일파낙인

 

삼양그룹은 일제 강점기였던 지난 1924김연수 회장이 설립한 삼수사가 모태다. 이후 삼양사를 거쳐 삼양그룹으로 거듭났다. 라면회사로 잘 알려진 삼양식품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삼양사는 1955년 제당공장을 세워 삼양설탕 생산을 시작했다. 현재 마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큐원설탕이 그것이다.

 

현재 삼양그룹은 지주사인 삼양홀딩스(대표이사 김윤)를 포함해 정보통신, 가공유지, 유통, 제분, 석유화학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친일기업꼬리표는 창업주 김연수 회장이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에 국방헌금을 납부하고 학병권유 연설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이후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에 의해 친일파로 분류됐는데 지난 2009김연수 회장의 후손들이 친일파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여전히 친일파 명단에 남아 있다.

 

김 전 회장은 중추원 참의 등 일제 주요 관직에 임명되기도 했고 일본군과 관변단체에 헌납한 금품 액수를 고려할 때 일제에 적극 협력한 것으로 인정되고 있다.

 

삼양그룹의 친일 논란은 후대까지 이어지고 있다. 창업주 손자인 김윤 삼양그룹 회장이 올초 한일경제협회 회장으로 추대되면서다. 가뜩이나 친일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은데 굳이 그와 같은 감투를 쓸 필요가 있었냐는 시각이다. 


 

일전쟁 책임은 중국두산 창업주, 안중근 의사가 저격한 이토 히로부미추도

 

두산그룹의 창업주 박승직씨의 친일행적도 논란거리다. 박승직은 안중근 의사에 의해 처단된 일본의 유력한 정치가 이토 히로부미를 추도하는 모임인 국민대추도회의 발기인과 위원을 맡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당시 유명인사들이 모인 공개석상 좌담회에서 중일전쟁의 책임이 전적으로 중국에 있다는 것과 조선총독부의 시정이 적절하다고 강조한 행적도 구설수에 오르게 된 배경이다.

 

그는 조선지원병 제도를 축하하는 담화를 발표하고 조선인의 제국 신민 의무와 권리를 환영하는 내용을 신문에 싣기도 했다. 1941년 자신의 발로 직접 찾아가 해군 국방헌금 1만원을 내는 등 일본군 지원을 위해 적지 않은 전쟁자금을 헌납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원래 박승직은 포목 행상으로 거상 반열에 오른 인물로 반일운동 배척과 일선융화를 표방한 친일단체의 평의원에 선임됐다.

 

자신의 이름을 딴 주식회사 박승직상점이 세를 확장하며 경성상공회의소 회장에도 선출됐다. 그러다 일본식 미키상사로 상호를 변경하고, 1946년 다시 박승직 상점으로 그리고 지금의 기업명 두산의 상호를 처음 붙인 두산상사로 정했다.

 

 

 

모닝글로리, 제품 겉면에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명성황후 시해 연상케 하는 그림으로 진땀

 

모닝글로리는 앞서 거론된 기업들과 조금 다른 측면에서 친일 논란으로 곤혹을 치른 케이스다.

 

모닝글로리는 지난 2009년 유명 연예인이 닌자로 출현했던 영화를 모토로 초등 1-2 노트와 스케치북에 닌자가 담을 넘어가는 그림을 넣어 제품을 출시했다.

 

그런데 담을 넘는 배경으로 나온 곳이 바로 경복궁이었다,

 

과거 명성황후가 일본 낭인들에게 시해를 당한 비극적 역사를 연상케 한다는 소비자들의 공분을 사게 되자 시중에 유통돼 있던 해당 제품 전량을 회수했다. 하지만 한동안 친일 기업 아니냐는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그런데 이후에도 또 다시 친일 기업행보를 보였다는 구설수에 올랐다. 2011년 신제품 스프링노트의 겉면에 지도가 디자인 됐는데 동해가 일본해(sea of japan)로 표기돼 있었던 것.

 

이미 국제적 분쟁으로 치닫던 일본해 표기 논란은 한-일 양국의 가장 민감한 외교 사안 가운데 하나였다. 그런데 일본기업도 아닌 국내 기업이 일본해로 표기한 제품이 버젓이 유통된 것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이번에도 시중에 유통된 해당 노트 전량을 회수했다. 그리고 회사 측은 제품 생산 공정 상 실수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연이은 친일 구설수로 토종기업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로 큰 곤혹을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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