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한화그룹, ‘선택과 집중’으로 사업구조 개편 가속

제조부문 핵심역량 강화하고 비주력 사업 개편…글로벌 경쟁력 강화

[kjtimes=김봄내 기자] 한화그룹(회장 김승연)의 주력 계열사인 한화케미칼이 석유화학회사 KPX화인케미칼 인수를 위한 본 계약을 지난 13일 체결했다.

 

한화케미칼과 KPX화인케미칼의 M&A는 한화그룹의 일부 계열사 매각과 신규 사업 인수 등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제조분야의 핵심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사업구조 개편의 일환이다.

 

한화그룹은 건축자재 사업 등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석유화학 분야 경쟁력 강화, 태양광 다운스트림(발전사업 등) 분야 다각화, 첨단소재 분야 육성 등 3대 사업에 핵심역량을 집중해 그룹의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해 나간다는 청사진을 수립했다.

 

이 과정에서 경쟁력이 없거나 시너지가 부족한 사업 부문은 과감히 매각하고 석유화학 및 태양광 사업 부문의 수직계열화를 완성강화함으로서 관련사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기조에 따라 KPX화인케미칼 외에도 호주의 태양광업체 엠피리얼과도 인수계약을 마쳤으며 최근 들어 한화L&C 건재부문과 드림파마도 매각했다.

 

또한 자동차 및 전자 소재를 중심으로 한 첨단소재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설비 증설과 해외 업체 인수를 적극 추진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사업체 매각과 GDR RCPS 발행 등으로 유동성 확보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 효과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화학 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속적 M&A 추진

 

KPX화인케미칼은 가구와 자동차, 페인트, 신발 등에 사용되는 폴리우레탄 원료 ‘TDI’를 지난 1982년 국내 최초로 생산한 코스피 상장사이자 현재 매출의 75%를 수출하는 중견 석유화학 회사다.

 

그동안 한화케미칼의 주력 제품인 PVC TDI의 원료인 염소를 공급해 왔으며 이번 인수를 통해 가동정지 상태에 있는 전체 3개의 TDI 공장에 대한 가동률을 점차 높여, 2015년 중에는 모두 가동할 예정이다. 이로 인해 연간 4000억원의 매출이 기대된다.

 

특히 한화케미칼은 염소를 활용한 전방사업의 확대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으며 나아가 KPX화인케미칼이 보유한 약 16m2(5만 평)의 유휴부지를 활용해 사업다각화를 위한 전략사업 추진의 기회도 얻게 됐다.

 

한화케미칼은 지난 4월 약 34000만달러의 GDR(해외주식예탁증서)을 발행해 약 3535억원의 자금을 조달했고 최근에는 다국적 제약업체 알보젠에 드림파마를 매각해 1945억원을 확보했다.

 

유동성 확보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과 동시에 석유화학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향후 추가적인 M&A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태양광 다운스트림 분야 다각화를 통한 경쟁력 배가

 

한화그룹은 최근 태양광 전체 밸류체인 상 수익성이 가장 좋은 다운스트림 분야에서 발전사업 참여, 유지보수사업 진입, 리테일러 인수 등 다각화를 통해 경쟁력을 배가하고 있다.

 

이달 8일 호주의 태양광 업체 엠피리얼(Empyreal)지분 4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이 한 사례다.

 

2011년 설립된 엠피리얼은 호주 퀸즈랜드 주의 선도 주택용 태양광 리테일러로 향후 호주 에너지 절감 사업의 선두 주자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업체다.

 

한화그룹은 엠피리얼 인수를 통해 연간 1GW에 이르는 호주 주택용 및 산업용 태양광 시장 진출 확대는 물론, 전력 사용량 모니터 및 절감 시스템 등 태양광과 연계한 에너지 절감 사업으로의 영역 확대 가능성도 적극 타진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일본, 독일, 중동 등 주요 지역에서 태양광 리테일 업체 인수 및 발전소 운영 사업의 참여도 적극 검토하고 있으며, 올해부터 본격적인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태양광 사업에서 시장지배력을 확고히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첨단소재 분야 집중 육성을 위해 해외기업 인수 검토

 

지난 6월에는 한화L&C 건재사업 부문을 모건스탠리 프라이빗에쿼티 측에 3000억원에 매각하고 기존 존속법인인 소재사업 부문은 한화첨단소재로 사명을 변경, 새롭게 출발했다. 첨단소재 분야의 사업 확대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겠다는 행보다.

 

건재사업을 매각한 자금으로는 해외 자동차 및 필름 관련 소재기업 인수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또한, 미국 현지의 자동차소재 공장 증설을 통해 국내외 생산기지를 확대하는 등 소재산업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한화첨단소재는 향후 차량 경량화를 위한 탄소계 복합소재 개발, 전자소재 부문의 나노 프린팅 및 코팅기술 개발 등 첨단소재 사업 분야로 그 영역을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기존 한화케미칼과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는 연구소를 분리·독립하는 한편, 연구 인력을 지속적으로 충원하는 등 관련분야 R&D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재편 과정 중 그룹 재무구조 개선, 변함없는 신의 경영

 

한화그룹의 사업 구조 재편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지난 6월에는 한화건설은 4000억 원 규모의 RCPS(Redeemable Convertible Preferred Stock, 상환전환우선주)를 성공적으로 발행했다. 이를 통해 한화건설의 부채비율은 150% 가까이 줄어들었다.

 

이보다 두 달 앞선 4월에는 한화케미칼이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3535억원 규모의 GDR 발행에 성공해 약 18%의 부채비율을 줄이며 재무구조를 선제적으로 개선하는 효과를 거뒀다.

 

재계에서 주목하는 부분은 겉으로 드러난 재무구조 개선 외에도 한화그룹이 비주력 계열사를 연이어 매각하는 과정 속에서 보인 이른바 신의(信義) 경영이다. 김승연 회장이 끊임없이 강조한 경영철학이다.

 

한화그룹은 한화L&C 건재사업 부문을 매각하면서 모건스탠리 PE측에 향후 5년간 건재사업 부문 직원들의 고용을 보장하고, 근로조건 및 복리후생 등을 그대로 승계하는 것을 기본 조건으로 합의했다.

 

또한 알보젠 측에 매각한 드림파마 직원들에 대해서도 100% 고용보장을 기본 전제로 매각협상을 마무리했다.

 

신용과 의리의 한화정신에서 출발한 김 회장의 신의 경영철학은 IMF 당시에도 큰 주묵을 받으며 지금도 재계의 본보기로 회자되곤 한다.

 

당시 한화에너지 정유부문을 매각하면서 수백억원의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직원들의 고용승계를 최우선 조건으로 내걸고 협상을 관철시킨 사례다.

 

20년 가까이 그룹 경영 전반으로 확산된 이 같은 정신을 바탕으로 한화그룹은 오는 2020년까지 주요 사업부문에서 세계 일류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목표 아래 선택과 집중에 기반 한 사업구조 개편작업으로 사업핵심역량 고도화라는 미래비전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 2012년 김 회장의 신년사를 통해 각 계열사는 선택과 집중에 기반한 기업경쟁력을 더욱 고도화해 나가길 바라며, 그룹의 주력부문은 10년 후를 내다본 관점에서 자체 핵심역량을 개발하고 기업의 미래성장성을 냉철한 잣대로 평가해 원점에서부터 사업구조를 합리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대목에서 엿볼 수 있다.









[스페셜 인터뷰]‘소통 전도사’ 안만호 “공감하고 소통하라”
[KJtimes=견재수 기자]“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사회변화는 타인의 생각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능력을 자라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다. 공감과 소통이 어려워진 것이다.(공감과 소통의) 의미가 사라지고 충동만 남게 됐다.” 한국청소년퍼실리테이터협회(KFA: Korea Facilitators Association)를 이끌고 있는 안만호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디지털 사회로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 대해 이 같이 진단했다. 또 이제 공감능력 없이는 생존하기 힘든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비대면 사회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소통 전문가로 통하는 안 대표는 “자신을 바라보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며 공감하고 소통하는 방법이 필요한데 스마트폰이나 SNS, 유튜브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면서 어느 순간 사회성은 경험의 산물이 아니라 지식의 산물이 되어 버렸다”며 “요즘 인간의 탈사회화가 진행되는 것에 비례해 인간성의 급격한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 사태는 사회적 거리를 두더라도 우리가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개체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관계이자 연대라는 점이 더욱 분명하게 밝혀졌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