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 강남의 마지막 ‘금싸라기 땅’ 한전부지 인수에 최소 10조원이 들 것이라는 업계의 예상의 나왔다.
사실상 재계 1·2위 기업인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의 2파전으로 좁혀진 가운데 최고가 경쟁 입찰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인수전은 막대한 자금력이 승패를 가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31일 부동산개발업계에 따르면 축구장 12개를 합친 규모인 한전부지(면적 7만9천342㎡) 개발에 10조원이 넘는 막대한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0조원 안에는 한전이 제시한 부지 감정가 3조3346억원과 연면적 99만㎡의 건물(예상) 건설비 3조원((3.3㎡당 1000만원 기준), 그리고 각종 취·등록세와 금융비용 등 부대비용 2조원 등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인수전에 투입될 예산은 이보다 더 높을 전망이다. 최고 입찰가를 제시하는 곳이 부지를 매입하는 최고가 경쟁 입찰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3조3000여억원의 부지 감정가를 그대로 적어 내는 곳은 사실상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일각에서 부지 입찰가격을 최대 4~5조원대까지 예상하는 것은 바로 이점에 기인한 것이다. 이런 경우 부지 매입 시부터 당초 예상했던 개발비용을 크게 웃돌게 된다.
◎ 같은 목표 다른 전략, 누가 웃을까?
삼성그룹은 그동안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삼성생명 자산운용 인력들로 구성된 비공개 전담조직을 통해 그동안 물밑에서 입찰참여 작업을 진행해 왔지만 대외적으로는 인수 의향에 대해 시인도 그렇다고 부인하지도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재계일각에서는 공식적으로 삼성이 관심을 갖게 될 경우 한전 부지에 대한 땅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재계 서열 1위 삼성그룹의 현금 보유액은 현재 66조원으로 42조8000억원의 현대차그룹을 앞서 있다. 이 중 90% 수준인 59억원 이상은 삼성전자가 보유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가 실적부진을 겪고 있긴 하지만 그룹 차원에서 추진되는 사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적극적인 추진도 예상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한전부지 자체에 대한 매입이 이루어지더라도 막대한 개발사업 규모로 인해 관심을 내비치는 다른 투자자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추진하는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전방에 나서 개발을 주도하게 될 그룹계열사로는 삼성물산과 삼성생명, 그리고 삼성전자로 예상된다. 현재 서초동에 위치한 ‘삼성타운’ 개발 당시에도 이들 두 계열사와 함께 삼성전자가 주도했다는데 기인한다.
이에 반해 현대차그룹은 각 계열사들의 고른 지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그룹의 실탄이 삼성전자에 쏠려 있는 것과 달리 현대차는 계열사가 골고루 자금을 보유하고 있다.
한전부지 인수전에서도 매우 적극적인 모습이다. 현대차는 기회가 날 때마다. 한전부지에 글로벌 비즈니스센터를 건립해 계열사를 한 곳에 모으는 한편, 문화와 생활컨벤션 기능을 아우르는 서울시의 상징적인 랜드마크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혀왔다.
글로벌 자동차업체 5위라는 위상에 걸맞는 사옥을 짓겠다는 현대차는 현재 양재동 사억이 너무 비좁다. 이 같은 명분을 내세워 인수전을 유리하게 이끌어 가는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현대차는 대외적으로도 한전부지 인수의 절박함을 지역 주민들과 주주, 이해관계자들에게 적극 설명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우선이지 높은 가격을 제시해 인수하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자금 동원 측면에 있어서는 각 계열사가 한전부지 신사옥에 들어오는 만큼 계열사별로 자금을 배분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도 최근 멕시코와 중국 등 해외투자 확대와 원고 및 엔저라는 환율 악재 등은 현대차에 있어 한전부지 개발자금 마련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