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봄내 기자]“이제 우리가 바뀌어야 할 때가 왔다. 경직된 조직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일성이다. 조 회장은 큰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사건’과 관련해 회사의 경직된 조직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주문해 눈길을 끌고 있다.
그는 최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지창훈 사장과 전·현직 홍보실장 등 3명과 이번 사태에 대해 논의하다 이처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조 회장은 이 자리에서 “위기가 닥쳤을 때 뒤따라가기만 할 것이 아니라 먼저 위기를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조 전 부사장 사건으로 대한항공 전체가 위기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주문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재계 일각에선 이번 사건이 조 전 부사장 개인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가족주의적이며 전근대적인 경영스타일에서 비롯된데다 대한항공과 조 회장 일가가 신속하게 사과하지 않고 오히려 적반하장식 해명으로 화를 키웠다는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재계 또 다른 일각에선 조 회장이 자신이나 조 전 부사장 등 오너일가에 대해서는 직접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권위적이고 폐쇄적이라는 비판을 받는 대한항공 조직문화의 한가운데 있는 오너일가에 대한 깊은 자성 없이 임원들에게 변화를 주문해 이번 사태가 일어나게 된 근본적 문제점을 파악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러나 회의에 참석한 임원은 “‘나를 포함한다’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나를 포함한 회사 전체가 다 같이 바뀌어야 한다는 취지”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