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를 두고 재계 일각에선 ‘한솔그룹 3세 경영’의 서막이 오른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KJtimes>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한경록씨는 지난주부터 전략담부서 부장으로 출근 중이다. 소속은 그룹의 중심축인 한솔제지다. 그의 출근은 지금껏 한솔 패밀리 중 사위가 경영참여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볼 때 이례적인 일로 꼽을 수 있다.
사실 한솔그룹은 그동안 이인희-조운해 부부의 장남인 조동혁 한솔그룹 명예회장과 차남 조동만 전 한솔그룹 부회장, 3남인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이 이끌어왔다. 장녀인 조옥형씨와 조자형씨는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다.
심지어 조 전 이사장도 경영과는 무관했다. 그런 가운데 맏사위가 경영일선에 뛰어들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김&장에 근무하는 한상호 변호사와 조효숙 가천대 부총장의 아들인 한 부장이 한솔패밀리에 합류한 것은 지난 2012년 4월 6일이다. 당시 범삼성가 패밀리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조 회장의 장녀인 조나영씨와 결혼했고 이듬해인 지난 2013년 딸을 출산했다.
한 부장은 서울대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미국 웰스파고은행에서 근무했고 그동안 한국투자공사(KIC)에 재직하다가 한솔제지로 둥지를 옮겼다. 반면 부인인 조나영씨는 미국 다트머스대에서 예술을 전공했고 리움미술관 큐레이터로 일하고 있다.
그러면 한 부장의 출근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로는 ‘경영승계’가 꼽히고 있다. 30대 중반인 그가 경영에 참여한 것은 경영수업을 받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아직 조나영씨는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지만 맏사위가 고위간부로 입사한 것은 경영승계를 염두 한 포석이 아니겠냐는 얘기다.
그 근거로 제시되는 것은 조 회장 장남의 행보다. 조나영씨와 다섯 살 터울인 장남 조성민씨는 한솔에 머물고 있지 않다. 미국 프린스턴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그는 현재 미국투자전문회사에 재직 중이다. 이는 한 부장과 대조를 이루는 대목이다.
반면 한솔그룹에선 이 같은 관측에 대해 “그런 조짐이 없다”며 일축했다.
그런가 하면 또 다른 일각에선 한 부장과 관련한 특혜의혹의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재벌가 패밀리라는 이유로 ‘부장’으로 재직하게 하는 것은 특혜성이 짙다는 게 핵심이다.
한솔그룹 한 고위 관계자는 이런 특혜 의혹에 대해 “카네기 멜론 대학원 금융공학석사 출신인 한 부장의 스펙을 봤을 때 부장 직급으로 충분히 올만 하다”고 설명하면서도 “(회장님) 맞사위라는 부분도…”라고 말했다.
한편, 조나영씨 출근에 대해선 “아직 계획도 없고 현재까진 나온 얘기도 없다”고 덧붙였다.
한경록 부장과 조나영씨는 한솔 계열사와 관련된 지분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딸에게는 재산을 주고, 사위에게는 자리를 주는’ 삼성가의 흐름을 봤을 때 한 부장 역시 경영참여의 폭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또한 한 부 장의 행보가 향후 꾸준한 주목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