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바름 기자]미국 시그나그룹이 여행자보험 시장 진출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시그나그룹은 현재 국내에서 라이나생명을 운영 중이다.
업계에선 미국 시그나그룹의 여행자보험 시장 진출 진출이 이뤄지면 현재 저금리·저수익 기조로 어려움을 겪는 손해보험 시장에서 더욱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시그나그룹은 최근 한국 여행자보험 시장조사 및 관련 규제에 대한 법률검토를 진행 중이다. 지난 1792년 설립된 시그나는 세계적인 생명보험 그룹으로 의료보험 과 헬스케어 등 분야를 전문으로 폭 넓은 상품을 다루고 있다.
라이나생명 관계자는 “시그나그룹 본사에서 국내 고령화 시대를 맞아 여행자보험 시장이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여행자보험이 국내에선 아직 영아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리스크가 많은 시장인데다 지금 손해보험 업계가 어렵기 때문에 그룹에서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시그나는 한국이 고령화되면서 노년층의 여행 수요가 많아질 것으로 판단, 자사의 헬스케어 분야 강점을 접목해 여행자보험에 진출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행자는 늘고 있지만 여행자보험 시장은 아직 제자리걸음을 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앞으로 성장할 여지가 크다는 게 시그나그룹의 전망이다.
실제 한국관광공사 통계를 보면 지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해외로 여행을 나간 내국인 숫자는 1269만여명에서 1484만여명으로 17% 가량 늘었다.
반면 보험개발원 집계에 따르면 2011년 여행자보험 계약건수는 약 121만건에서 지난해 129만건으로 7% 정도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9월말까지 여행자보험 원수보험료는 총 855억원 수준으로 전체 손해보험 원수보험료 52조3000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16%에 머물렀다.
문제는 국내에 진출해 있는 라이나생명은 손해보험으로 분류되는 여행자보험 관련 라이선스(인가)가 없어 바로 상품을 출시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종합손해보험사 신규 진출은 현재 막혀 있어 라이선스를 가진 기존 회사를 인수해야만 하는데 라이나생명의 규모와 현재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볼 때 이는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시그나그룹은 이에 따라 여행자보험 담보 가운데 도난·조난 등을 제외하고 상해·질병 등 생보사에서 다룰 수 있는 영역에 먼저 진출할 수 있을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에 따라 라이나생명을 거치지 않고 그룹 차원에서 직접 손보업계에 뛰어들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