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바름 기자]삼성계열사간에 희비가 엇갈렸다. 증권사들의 전망 탓이다. 실제 삼성전자[005930]는 목표주가가 올라간 반면 삼성물산[000830]과 삼성중공업[010140]의 목표주가는 하향조정됐다.
삼성전자 목표주가 ‘쑥쑥’
NH투자증권은 30일, 삼성전자는 연산처리용 AP(Application Processor)와 기억소자인 D램, 나노를 모두 보유한 회사로 올해 반도체 부문 실적이 확대될 것이라면서 이 회사의 목표주가를 165만원에서 175만원으로 올렸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 실적 개선을 반영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올해 1분기 5조3000억원, 연간 26조6000억원으로 각각 전망한다”며 “시스템 반도체부문은 제품 확대와 하반기 파운드리 수주가 늘어날 것이고 정보기술·모바일(IM)사업부는 1분기 말 갤럭시 S6 출시와 중저가 라인업 확대로 2분기 이후 실적 개선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날 대신증권도 삼성전자의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과 반도체 부문 중심의 실적개선 전망을 고려해 목표주가를 150만원에서 160만원으로 상향조정하는 한편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11월 26일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공시일에 목표주가를 134만원에서 150만원으로 높인 바 있고 이번에 다시 목표주가를 150만원으로 높였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부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IM(IT모바일) 부문의 영업이익을 능가하며 회사 전체의 이익(개선)을 견인할 것”이라면서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반도체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하면 이전보다 높은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치도 기존의 21조원보다 8% 높인 22조8000억원으로 새로 제시한다”며 “IM부문의 실적 개선 속도는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신제품 재고의 적극적인 관리와 효율적인 마케팅 덕분에 분기 영업이익은 적어도 2조원 이상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물산 목표주가 ‘뚝’
반면 삼성물산의 목표주가는 기존 10만원에서 8만4000원으로 16% 떨어졌다. 하나대투증권은 같은 날 이 회사의 목표주가를 이처럼 낮추고 투자 의견은 ‘매수’로 유지했다.
하나대투증권은 그 이유에 대해 낮아진 수주 목표만큼 성장 속도가 하락했고 사우디 현장 등에서 나타난 해외사업의 위험성을 반영해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의 지난해 4분기 세전이익은 806억원의 손실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영업이익은 1978억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57.2% 늘었고 매출액은 7조6500억원으로 0.3% 감소했다.
채상욱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대규모 홍수로 쿠라야 민자발전(IPP) 프로젝트에 공사지연이 발생했다”면서 “사우디에서 발생한 비용 1546억원과 인천옥련 주택사업 충당금 1099억원이 세전 이익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대우증권은 같은날 삼성물산의 주가 하락폭이 기업가치에 비해 지나치다는 진단을 내놓으면서 이 회사에 대한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7만5000원을 각각 제시했다.
대우증권은 그 배경에 대해 삼성물산의 현재 시가총액이 8조7000억원으로 영업가치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수준이라며 이 회사가 보유한 지분 중 상장 지분 가치만 12조5000억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주요 상장사 지분 가치는 삼성전자 8조1000억원(지분율 4.06%), 삼성SDS 3조5000억원(17.08%), 제일기획 2843억원(12.64%), 제일모직 2747억원(1.48%), 삼성엔지니어링 1104억원(7.81%) 등이다.
박형렬 대우증권 연구원은 “외형 성장률과 영업이익 증가폭이 낮을 것으로 보여 목표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을 낮춰야 할 필요는 있다”면서 “하지만 최근 지배구조 변화와 4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8배 수준까지 하락한 것은 지나치다”고 판단했다.
삼성중공업 목표주가 ‘하향’
같은 날 삼성중공업의 목표주가도 2만1000원으로 기존 2만3000원보다 8.7% 내려졌다. 삼성증권은 삼성중공업의 목표주가를 이같이 조정하고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보유’로 낮췄다.
삼성증권이 이처럼 삼성중공업의 목표주가를 조정한 것은 이 회사가 지난해 4분기에 주력 선종인 시추선의 공정 지연으로 실적이 시장 기대를 밑돌았다는 분석에 기인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017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흑자 전환했으나 전 분기보다 44% 감소해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 매출액은 3조778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3.9%, 전 분기보다 5.7% 각각 감소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 국제 유가 수준과 수주 잔고 기준으로는 시추선의 매출액 비중이 장기적으로 작아질 수밖에 없는 상태여서 수주 잔고 부족에 따른 매출액 감소, 시추선 비중 축소에 따른 매출액 구조의 악화가 동시에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한 연구원은 “반면 시장의 이익 추정치는 아직 이 같은 점을 반영하지 않은 상태여서 삼성중공업 이익 전망치 하향이 당분간 진행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동부증권도 같은 날 삼성중공업의 실적 부진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기존 2만7000원에서 2만1000원으로 22.2% 낮추고 투자 의견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전반적으로 시장 전망치를 하회한 어닝쇼크(실적충격) 수준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김홍균 동부증권 연구원은 “수익성이 높은 시추선 부문의 매출 비중이 30%에서 20%대로 감소했고 풍력사업 축소 결정에 따른 유형자산처분 등 500억원 규모의 손실액이 반영됐다”며 “올해도 시추선 매출 비중이 축소되는 등 신규 수주 부진에 따라 매출이 감소하고 수익성이 하락해 추가적인 주가 하락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