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봄내 기자]설 명절을 맞은 샐러리맨들이 싱숭생숭한 마음으로 명절을 보내고 있다. 연말 임원 인사를 단행한 기업들이 일제히 부장 이하 직원 승진 인사를 앞두고 있는 탓이다. 이에 따라 설을 지내면서도 가슴 한편으로는 불안감을 애써 감추는 분위기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기업집단인 삼성그룹의 경우 오는 3월 1일 일제히 부장 이하 직원 승진 인사를 단행한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70여개 계열사가 그 대상이다.
삼성의 경우 입사한 뒤 사원으로 4년을 지내면 대리 승진 대상이 되고, 대리로 다시 4년간 일하면 과장으로 승진할 수 있다. 일명 삼성의 승진에 필요한 근무연한 ‘4-4-5-5’다.
만일 누락 없이 승진한다면 입사 후 19년이 지나야 부장 타이틀을 달 수 있다. 삼성 계열사에서 부장을 달고 5년이 지나면 일단 ‘샐러리맨의 꽃’인 상무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말 그대로 ‘하늘의 별따기’다.
때문에 인사를 전후해 희비가 엇갈리게 된다. 이유는 근무연한을 채웠다고 자동적으로 승진하는 게 아니라는데 있다. 입사 동기 중에서 앞서가는 이가 있으면 뒤처지는 이도 나오게 마련이다. 삼성은 성과가 뛰어난 사람에 대해서는 ‘발탁’ 기회를 주고 있다. 가령 사원으로 3년을 채운 직원 중 우수 인재는 4년차에 바로 대리를 달아주는 식이다.
LG그룹 역시 삼성그룹과 비슷한 분위기다. 오는 3월 1일 ㈜LG가 직원 승진 인사를 단행하는 것을 비롯해 60여개 계열사가 순차적으로 인사를 실시한다는 이유에서다. 주력 계열사인 LG전자는 3월 초 인사가 예정돼 있다.
LG는 ‘조기진급’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역시 성과가 뛰어난 우수 인재의 경우 연한에 관계없이 승진 기회를 준다. LG의 승진에 필요한 근무연한은 ‘4-4-5-5’다. 다만 부장으로 승진한 뒤 통상 7년이 지나야 임원 승진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삼성에 비해서는 다소 긴 편이다.
효성그룹도 비슷하다. 직원 승진 인사가 4월 1일로 예정돼 있다. 효성의 경우 한 단계 승진에 필요한 근무연한은 4년이며 이는 모든 직급에서 동일하다.
직원 승진 인사가 4월 1일로 예정돼 있는 코오롱그룹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코오롱의 승진연한은 기존의 ‘3-5-4-4’에서 ‘3-5-5-5’로 변경됐다. 다만 연속해서 최고등급의 인사고과를 받거나 승진 포인트를 미리 확보한 경우 최고경영자(CEO)의 의사결정을 거쳐 조기승진이 가능하다. 차장과 부장 승진연한이 1년씩 늘어난 것은 정년 연장 등의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