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바름 기자]주가연계증권(ELS)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1조원이 넘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한동안 시중자금을 대거 빨아들이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 사이에는 그 이유에 궁금증을 나타내고 있다.
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4월 29일 기준 ELS 발행 잔액(공·사모 합계)은 60조2281억원이다. 지난 3월말보다 1조3179억원 줄었다.
월별 발행량을 봐도 투자자들의 ELS 시장 이탈 현상이 뚜렷했다. 4월 7조6625억원이 조기상환(6조6561억원) 또는 만기상환(1조64억원)된 가운데 6조6767억원어치의 ELS가 새로 발행돼 신규 발행액이 상환액보다 1조원 가까이 적었다. 월간 기준으로 신규 발행액이 상환액보다 적은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이다.
최근까지 조기상환에 성공하고 나면 으레 다시 ELS 상품에 재투자하곤 하는 흐름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실제 올해 들어 ELS 발행 잔액은 1월말 58조8853억원, 2월말 59조1143억원, 3월말 61조5460억원으로 꾸준히 늘어났는데 이번에 감소세로 돌아선 상태다.
‘ELS시장’에서 이처럼 자금 이탈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에 대해 증권가에선 우리나라와 유럽, 중국 등 주요 해외 증시가 많이 오른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지수가 하락해 장기간 돈이 묶이거나 심할 경우 원금 손실을 볼 것을 우려하는 경향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꼽고 있다.
한편 증권사들도 바빠졌다. 원금 손실인 ‘녹인(knock-in)’ 가능성을 우려하는 투자자들의 심리가 커짐에 따라 고객 이탈 방지에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원금보장형 ELS와 녹인 가능성을 대폭 낮춘 ELS 상품을 증권사들이 잇따라 출시하고 있는 게 이를 반증하고 있다.
일례로 하나대투증권은 지난달 30일 ‘하나대투증권 ELS 5398회’ 등 녹인 조건이 없는 상품 4종을 판매했다. 신영증권도 녹인 조건을 ‘기초자산 가격의 45% 이하’로 설정, 연 5∼7%대 세전 이익을 추구하는 ELS를 내놓았다.
한 증권사의 ELS 발행 담당자는 “이달 들어 ELS 발행이 대폭 줄면서 원금보장형 상품 등 다양한 상품을 내놓았다”면서도 “이렇게 되면 추구 수익률이 낮아지기 때문에 대체 상품으로 떠나는 고객을 잡기가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연초까지만 해도 ELS 상품의 추구 수익률은 연 7∼9%대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5∼7%대로 낮아지는 추세”라고 지적하면서 “위험 가능성이 작아지면 기대 수익률은 떨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