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봄내 기자]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삼성전자 보유 주식을 대거 처분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범 삼성가인 신세계와 삼성의 관계는 물론 개인적인 자금 확보의 이유 등이 분분한 해석을 낳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지난해 4분기 자신이 보유하던 삼성전자 보통주 29만3500주 가운데 4만8500주를 팔았다. 물량은 전체 보유량의 16.5%로 지난해 4분기 평균주가가 주당 122만원 수준이라는 점에서 총 600억원 가량을 현금화한 셈이다.
정 부회장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동생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아들이다. 삼성전자는 외삼촌이 오너인 회사다. 이건희 회장의 아들이자 현재 삼성전자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는 외사촌 지간이 된다.
그동안 정 부회장의 삼성전자 주식 보유는 범 삼성가 차원의 신뢰 차원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장남인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과 이건희 회장의 상속분쟁 과정에서도 신세계는 이맹희 전 회장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았다.
시장에선 정 부회장의 삼성전자 주식 보유를 개인 차원의 투자로 보기도 했다. 정 부회장이 신세계그룹 경영권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증여받은 신세계그룹 관련주에 대해 상속세를 세법에 따라 성실히 납부하면서 개인적인 자금 여력이 크게 줄어든 것에서 이유를 찾았던 것이다.
그러나 정 부회장이 지난해 4분기에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 일부를 매각한 것을 놓고 보면 투자의 목적은 아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4분기는 삼성전자가 실적 악화로 고전하면서 주당 가격도 하락세를 보이던 때였다. 투자를 통해 차익을 실현하려고 했다면 굳이 지난해 4분기에 주식을 털어낸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때문에 재계 일각에선 정 부회장이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의 오너일가와 다소 불편한 관계가 형성된 것 아니냐는 추측을 하기도 한다. 실제 면세점 사업을 두고 신세계와 삼성은 경쟁관계에 돌입한 상태다.
다만 신세계에선 정 부회장의 삼성전자 보유지분 매각의 확대 해석을 경계하면서 “개인 차원의 자산관리”라는 일관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