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봄내 기자]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비슷한 시기에 유럽 출장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국내 재계를 대표하는 두 대기업은 최근 글로벌 경영환경이 어려워지면서 위기돌파를 위한 ‘해법 찾기’에 부심 중이다. 오너 경영인이 직업 글로벌 현장으로 달려가 현안을 점검하면서 시장 상황과 조직 분위기를 추스르는 것으로 해석된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정 부회장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장길에 올랐다. 러시아 시장은 현대차의 현지화 전략이 대표적으로 자리를 잡은 곳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유가하락 여파 등으로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하락해 현대차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정 부회장은 러시아에 도착한 직후 곧바로 현지공장을 방문해 사업을 점검하고 현지법인 임직원들을 격려할 것으로 전해졌다. 판매망 등에 대한 포괄적인 사업점검도 그의 출장 목적이다.
다음날 12일 이 부회장은 새벽 유럽으로 출국했다. 이탈리아 투자회사 엑소르(Exor) 이사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엑소르는 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 지주회사다.
그는 2012년 5월부터 엑소르 사외이사로 활동하기 시작했으며 엑소르는 최근 이 부회장을 임기 3년의 사외이사로 재추천했다. 재계에선 이 부회장과 엑소르의 이같은 파트너십에 따라 삼성의 전장부품 등 자동차 관련사업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부회장의 이번 출국은 단순히 엑소르 이사회 참석만이 목적은 아니다. 이사회 일정을 소화한 이후 그는 곧장 폴란드에 있는 삼성전자의 가전공장(SEPM)을 찾는다. 이곳은 삼성전자가 현지업체가 운영하던 사업장을 인수한 것으로, 유럽지역 사업의 비중이 크다.
그의 귀국 일정은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삼성 주변에선 폴란드 가전공장에 이어 유럽에서의 생활가전과 갤럭시S6 판매 현황까지도 모두 점검하고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항상 어려운 국면에선 현장을 직접 발로 뛰면서 답을 찾아왔다”면서 “회장들로부터 이런 경험을 충분히 학습한 후계자들도 선제적인 현안 대응을 위해 현장경영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