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바름 기자]국내 채권시장에 ‘적신호’가 켜졌다. 최근 세계 채권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게 주요 원인이다. 증권가 일각에선 채권값 하락에 따른 고통이 최대 6개월간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채권금리도 당분간 세계 금리 상승 추세와 같은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하고 있다. 이에 따라 채권 투자자뿐 아니라 채권형 펀드 투자자들도 당분간 위험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 국내 채권금리는 장기물 중심으로 동반 급등했다. 12일 5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104%포인트 오른 연 2.215%를 기록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0.137%포인트 오른 연 2.597%로 연초(연 2.660%) 이후 최고치로 뛰었다.
하나대투증권은 앞으로 채권시장 약세(채권금리 상승·채권값 하락) 현상은 적어도 올해 3분기 중반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독일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1.2∼1.3%,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2.4∼2.5%까지 각각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채권시장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 전망치로는 연 2.6∼2.7% 수준을 제시했다.
박종연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국내 채권시장 투자자들은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인하 기대로 채권 금리가 내려갈 때마다 위험관리의 기회로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그러면 채권 금리 상승에 따른 고통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채권형 펀드에 돈을 넣어둔 투자자들은 어떤 대안을 찾아야 할까.
금융투자업계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채권형 펀드 수익률은 아직 나쁘지 않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국내 채권형 펀드가 1.19%, 해외 글로벌 채권형 펀드가 1.51%를 각각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1개월 수익률을 보면 국내 채권형 펀드와 해외 글로벌 채권형 펀드가 1개월간 각각 0.37%, 0.49%의 손실을 냈다.
업계에선 보수적인 투자자 중에서 수익률 하락의 고통을 견디기 어렵다면 혼합형 펀드에 투자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혼합형은 주식과 채권에 투자해 적은 기대 수익을 추구하되 위험을 낮춘 상품이다. 올해 들어 국내 채권혼합형 펀드로는 1조9800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해외 채권혼합형 펀드로도 594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국내 채권혼합형 펀드 중에선 KB퇴직연금(가치)배당40증권자펀드와 미래에셋단기국공채공모주펀드, 하이실적포커스30펀드, 이스트스프링퇴직연금인컴플러스40증권자펀드, 한국밸류10년투자배당펀드 등의 펀드가 올해 1000억∼4000억원씩의 자금을 흡수했다.
해외 채권혼합형 펀드 중에선 미래에셋퇴직플랜아시아그레이트컨슈머40증권자펀드, 슈로더유로퇴직연금밸런스드증권자펀드, 이스트스프링퇴직연금차이나드래곤A주40증권자펀드, 한화100세시대퇴직연금글로벌헬스케어증권자펀드, 삼성퇴직연금CHINA본토포커스40증권자펀드 등으로 연초 이후 250억∼520억원씩 자금이 몰렸다.
문동훈 KB자산운용 상무는 “채권시장에서 불안감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며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가늠하기 어렵고 국내 채권금리도 미국 등 선진국 채권금리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다만 채권금리 상승의 고통은 1∼2개월에 그칠 수 있어 채권형 펀드 투자자들은 굳이 현 시점에서 환매해 손절매를 감수할 필요는 없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