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토크

“품격을 높이는 문자 메시지”

 

몇 년 전 아는 동생에게 뭔가를 묻는 문자를 보냈더니 ㅇㅇ이라는 답이 왔다. 그것이 무슨 뜻인지 몰라서 다시 문자로 그 뜻을 물었는데, 이후로 나는 촌스럽고 시대감 없는 사람이라는 놀림감이 되었다(‘ㅇㅇ’, ‘알았다는 뜻으로 쓰이는 문자 표현이다).

 

통신의 발달로 요즘은 문자나 이메일을 이용한 소통이 보편화되었다. 문자를 볼 줄 모르거나 보낼 줄 모르는 사람은 또 다른 의미의 문맹이다. 문자를 보내도 답이 없으면 답답하고, 갑자기 바로 전화통화가 걸려오면 참으로 당황스럽다.

 

전화를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는 문자가 주변에 불편을 주지 않으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편리한 수단이다. 그러나 지나친 문자 메시지 는 불편을 주기도 한다. 안부나 특별한 날의 인사 메시지도 의도는 좋지만, 받는 시간대에 따라서 불편하거나 짜증스럽기도 하다.

 

특히 스팸 문자의 홍수로 불편을 겪기도 하는데, 편리함의 도구로 사용할 수 있는 문자가 이때만큼은 오히려 불필요한 소통 도구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역시 목소리로 전달하는 소통이 불편한 상황이나 상대에게 하려는 말이 민망한 경우에는 문자나 이메일이 효과적인 소통을 돕는 것만큼은 사실이다.

 

상대에 따라 문자를 다르게

 

요즘은 나이가 많아도 컴퓨터나 휴대전화를 잘 다루는 사람이 많다. 반대로 젊은데도 휴대전화나 컴퓨터를 잘 다루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특히 상대가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을 정도의 줄 임말이나 특정 세대들만이 아는 은어를 사용한 내용의 문자를 받았을 땐 사람마다 다르게 해석해 오해를 하기도 한다.

 

문자의 목적은 전화통화와 마찬가지로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상대가 이해하기 쉽게 문자를 보내도록 해야 한다.

 

반가운 시간대는 따로 있다

 

중요하지 않은 내용의 문자를 늦은 밤이나 이른 아침에 보내어 곤한 잠을 깨우는 건 실례다. 아무리 내용이 파이팅을 독려하는, 혹은 행운을 빌어주는 좋은 내용일지라도 받는 사람이 좋게 생각하지 않을 수 있다.

 

주말에 쉬는 사람에게 급하지도 않은 업무 관련 문자를 보내는 것은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다. 상황에 따라 꼭 전달해야 하는 내용이라면 쉬는 날에 죄송합니다”, “이른 시간에 미안합니다라는 사과의 문구를 먼저 쓰고 주요 내용을 써라. 그럼 기분을 상하게 하는 걸 조금이나마 방지할 수 있다.

 

답문자는 늦지 않게

 

문자를 주고받을 줄 안다면 받은 문자에 대한 답을 최대한 바로 주도록 한다. 문자는 수신 확인이 어려우므로, 자신이 보낸 문자를 상대가 무시했다는 오해를 해서 마음이 상했던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바쁜 상황이라도 간단한 답문자를 바로 해주는 것이 보낸 사람에 대한 매너이다. 문자를 보내도 답이 없는 사람을 그다음에 만나면 서먹해진다. 감정이 나빠서가 아닌데도 말이다.

 

문자를 보낼 줄 모르고 받을 줄만 안다면 전화를 걸어서 자신이 문자를 보낼 줄 몰라서 전화했다는 것을 알려주는 모습이 필요하다. 그래야 나쁜 감정이 생기지 않을 것이다.

 

문자는 남겨진다는 사실

 

대면하거나 전화상으로 하는 말은 녹음하지 않으면 증거가 안 남지만, 문자는 받은 사람이 지우지 않으면 남는다. 따라서 상대에 대한 험담이 담긴 문자를 보내 불화의 원인을 만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잘못한 말도 주워담을 수 없지만, 문자는 더욱 증거 자료로 남을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

 

오해의 소지가 있는 문자

 

연인이나 배우자가 보고 오해할 수 있는 내용은 보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늦은 시간에 보내지 않더라도 지나치게 친근감을 표현한 문자 내용은 불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문자는 함축된 단문일 때가 많아서 같은 내용이라도 읽는 사람마다 다르게 생각하고 해석할 수 있기 때문에 업무 관계라면 특별히 조심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문자를 받는 사람이 어떻게 받아들일까를 생각하면서 내용을 보내야 한다.

 

상황에 맞게 사용하자

 

안부 문자가 아니라면 되도록 간단하게 내용을 정리해 문자를 보내는 것이 좋은 인상을 남기는 방법이다. 편리한 수단인 문자를 상황에 맞게 사용하는 것이 소통을 이루는 방법이다.

 

그 방법으로는 간략하게라도 인사(안부)가 먼저다. 예의를 갖추자 비즈니스 관계에선 줄임말과 은어를 쓰지 마라 필요한 말만 쓰되 맺는 인사는 필수다 보내는 시간대를 잘 고려해야 한다 문자는 남는 것이기에 표현을 되도록 순화해야 한다 등이 있다.

 

상대와 친하지 않은 관계라면 문자 마지막에 자신의 이름을 알려주어야 한다. 누군지 몰라서 그냥 지워버리거나 한참 동안 수첩을 찾는 수고를 하게 만들 수 있다. 띄어쓰기에 따라 전혀 다른 말로 전달될 수 있음을 기억하자.

 

[정혜전의 오피스토크는

 

도서출판 비전코리아가 출간한

 

<착한 말, 착한 대화>

 

내용으로 연재합니다.]

 

 









[스페셜 인터뷰]‘소통 전도사’ 안만호 “공감하고 소통하라”
[KJtimes=견재수 기자]“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사회변화는 타인의 생각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능력을 자라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다. 공감과 소통이 어려워진 것이다.(공감과 소통의) 의미가 사라지고 충동만 남게 됐다.” 한국청소년퍼실리테이터협회(KFA: Korea Facilitators Association)를 이끌고 있는 안만호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디지털 사회로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 대해 이 같이 진단했다. 또 이제 공감능력 없이는 생존하기 힘든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비대면 사회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소통 전문가로 통하는 안 대표는 “자신을 바라보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며 공감하고 소통하는 방법이 필요한데 스마트폰이나 SNS, 유튜브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면서 어느 순간 사회성은 경험의 산물이 아니라 지식의 산물이 되어 버렸다”며 “요즘 인간의 탈사회화가 진행되는 것에 비례해 인간성의 급격한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 사태는 사회적 거리를 두더라도 우리가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개체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관계이자 연대라는 점이 더욱 분명하게 밝혀졌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