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 부회장, 우호 지분 단 한주라도 더 잡아 '총력전'

직원들, 퇴사한 OB들까지 찾아가 의결권 위임장 수령하기 위해 총력

[kjtimes=견재수 기자] 삼성그룹이 삼성물산-제일모직과의 합병을 반대하고 나선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어쏘시어츠(이하 엘리엇)와 우호 지분 확보를 위한 물밑 경쟁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합병 반대편에 서 있는 엘리엇은 이번 합병이 삼성물산 주주이익에 반하는 불법 행위로 규정하고 여러 가지 강수를 띄우며 합병을 반대하는 연대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외국자본의 반격에 이 부회장은 물론 CEO급 임원들이 주주들을 직접 만나며 우호 지분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13일 전국 100개 이상 신문과 8개 증권방송, 4개의 종편 채널, 2개 보도전문 채널, 그리고 네이버와 다음 배너 등에 삼성물산 주주님들께 간곡히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광고를 동시다발적으로 게재했다.
 
재계는 이번 합병을 두고 찬반 양측이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만큼 17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게 될지 초미의 관심을 보이고 있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위한 우호 지분 확보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은 물론, 직접적인 합병 대상자인 삼성물산 직원들까지 한주의 우호 지분을 더 확보하기 위해 평일 업무 시간에도 의결권 행사가 가능한 주주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위임장 수령에 분주한 모습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상황으로 인식하고 단 한주의 우호 지분 확보를 위해 전사적인 역량을 모으고 있다이 같은 움직임은 주총 직전까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합병과 관련해 단일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을 제외하고는 백기사와 흑기사의 구분이 어느 정도 뚜렷한 상황이다.
 
삼성은 이건희 회장을 비롯해 삼성SDI와 삼성화재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바탕으로 이번 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해 필사적인 모습니다.
 
합병의 찬반 논란이 불거지기 시작하면서 파악된 삼성의 우호 지분은 약 20% 안팎. 이 회장과 특수관계인들의 지분, 그리고 KCC에 급하게 넘긴 삼성물산 자사주 등이 포함돼 있다.
 
여기에 투자자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우호 지분 확보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 부회장과 그룹 CEO급 인사들의 발 빠른 행보 덕에 보다 많은 우군을 모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주총 직전까지 이 같은 행보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막판에는 재계의 예상을 뛰어넘는 우호 지분을 확보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도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합병 비율 및 합병 후 지분 구조가 이 부회장 등 오너 일가에 유리하게 적용돼 있고 일반 주주들에게는 불리하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엘리엇을 비롯한 네덜란드·캐나다·스웨덴 연기금 등 외국인 자본과 일부 국내 소액주주들의 반대 목소리는 큰 부담이다.
 
일각에서는 합병 반대편에 있는 외국계 자본의 경우 기업 가치를 훼손하는 부분에 대해 상당히 단호한 성향을 갖고 있어 이들이 의결권 위임을 통해 한 곳으로 집중 할 경우 삼성에게는 힘겨운 싸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도 제기하고 있다.
 
여기에 소량이라도 삼성물산 주식을 갖고 있는 퇴직 임직원들까지 찾아가 위임장 수령에 필사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들 중에는 회사 또는 현 경영진에 대한 서운함이 남아 있어 100% 위임장을 받아 오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고사리 손의 도움마저 절실한 상황이 녹녹치 않은 모습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그런 얘기가 사실 인지는 모르겠지만 있다 해도 극히 개인적인 감정을 갖고 있는 극소수의 OB에 지나지 않겠느냐평생 자신이 몸담아 왔던 회사가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 그 같은 부분 때문에 도움을 외면한다는 것은 상당히 아쉬운 점이라고 서운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현재로선 국민연금이 이번 합병의 캐스팅보드를 쥐고 있다. 국민연금은 의결권이 가능한 삼성물산 지분 11.21%를 갖고 있는 단일 최대주주라는 점에서 이번 합병문제는 물론 향후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에 대한 영향력도 지니게 됐다.
 
국민연금은 지난 10일 합병 찬성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자체적인 결정 이후 적지 않은 부담감이 따를 것이라는 외부의 관측에도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에 위임하지 않은 채 독자적으로 결정을 내린 것이다.
 
하지만 세부 사항은 17일로 예정된 주총에서 밝히겠다는 다소 모호한 부분도 함께 거론했다. 사안이 민감한데다 이번 결정에 따른 파급력이 예상을 훨씬 뛰어 넘을 수 있다는 점에 신중한 모습이 역력하다.
 
최종 결론까지는 이제 단 나흘 정도의 시간만 남아 있다. 이번 합병여부는 국내 1위 기업과 외국계 헤지펀드의 힘겨루기를 넘어 올 하반기 재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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