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서민규 기자]재계가 정부의 청년 일자리 창출 노력에 발맞춰 대대적인 채용 확대 방침을 내놨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면복권 등 정부의 경제 살리기 기조에 화답하기 위한 의지다.
그러나 이를 두고 곱지 않은 시선이 나온다. 재계가 단지 생색내기식의 채용 확대책을 발표했다는 것이다. 재계 일각에선 정부가 등을 떠미는데 뭐라도 내놔야 하지 않느냐는 항변도 있다.
재계가 생색내기용으로 대책을 내놨든, 정부가 등을 떠밀어 어쩔 수 없는 대책을 내놨든, 이른바 ‘칠포’ 세대로 불리는 청년구직자의 상처를 어루만지기는 미흡하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21일 재계와 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청년 고용절벽 해소를 위해 20만개 일자리를 2017년까지 창출하겠다는 대책을 발표했다. 더불어 경제활성화를 위해 경제인 사면복권을 단행하고 재계의 동참을 유도했다.
재계 주요 그룹들도 정부 기조에 화답하기 위해 일단은 팔을 걷는 모습이다. 삼성그룹 2017년까지 3만명의 청년 고용절벽 해소책을 발표했다. SK그룹도 2만명, 롯데그룹은 2만4000명, 신세계는 2023년까지 17만명이라는 숫자를 공개했다. 이외에도 주요 그룹사 대부분이 수천에서 수만명의 일자리 창출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이를 두고 생색내기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수십만개의 일자리라는 것이 대부분 인턴이나 직업교육, 창업 지원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분석에서다. 평생직장의 개념은 없어졌다고 하더라도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직장을 구해야하는 청년구직자들에게 또 한 번 상처를 주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 주요 그룹사들의 채용책을 들여다보면 그룹사들의 직접 고용은 원래 계획된 인원이거나 약간의 증가에 그친다. 단적으로 삼성의 경우 3만명이라는 숫자에서 고용디딤돌 사업인 직무교육이나 협력사에서의 인턴십 프로그램 등을 제외하면 예정된 고용 이외의 이렇다 할 증가는 찾아보기 어렵다.
SK그룹 역시 당장 하반기 공채보다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고용디딤돌 프로그램이 핵심 골자다. 당장 올해 하반기 공채인원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오는 9월로 예정된 그룹 공채 인원은 예년과 비슷한 7000~8000명 수준이다.
취업시장의 한 전문가는 “숫자만 거창할 뿐 그룹사들과 협력사들의 직접 고용은 미미한 수준의 증가에 그쳤다”며 “인턴십 등 고용절벽의 고질적인 문제에 대해 직접 고용이라는 해법은 찾지 못한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