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최태우 기자] 현대자동차(회장 정몽구)가 기술혁신 자동차 개발 패러다임을 인간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문화예술 기관 협력관계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한국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해 영국의 ‘테이트 모던’, 미국의 ‘LACMA(LA카운티미술관)’ 등과 중장기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한-미-유럽을 잇는 이른바 ‘글로벌 아트 프로젝트’를 본격 가동 중이다.
현대차의 국립현대미술관 후원은 2013년부터 10년간 총 120억원을 규모다. 이는 개별 기업차원에서 진행되던 미술 프로젝트 후원이나 단기간의 문화예술 지원과는 차원이 다른 국내 최초의 10년 이상 장기간 후원이며 후원금액에서도 최고액이다.
특히 단순한 미술관 후원의 틀을 벗어나 ▲세계적 역량을 확보한 기성 작가의 국내 개인전 전시 지원과 ▲기성 및 신진 작가의 창작지원-전시로 이어지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점에서 주목 받고 있다.
미술계에서는 현대자동차의 실험을 한국 미술 세계화 프로젝트 시동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기업의 예술 후원 ‘메세나’ 의 새로운 지평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중진작가의 개인전 개최에 10년간 90억원을 후원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과 함께 매년 1명의 작가를 선정, 최대 9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최고 수준의 전시전을 열 수 있도록 다각적인 지원을 펼친다.
실제로 지난3월 성황리에 막을 내린 ‘이불’전에 이어 두번째 시리즈로 지난 9월부터 내년 2월 14일까지 ‘안규철 – 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전을 성황리에 전시하고 있다.
작품 창작, 전시뿐 아니라 기획 단계부터 전시, 글로벌 홍보까지 총괄적으로 지원함으로써 한국 미술가가 한국 전시를 기반으로 세계 예술계와 소통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신진 작가를 포함한 유망 작가들에게 10년간 총 30억원을 지원하고, 국립현대미술관 내 ‘갤러리 아트 존’에서 전시할 수 있는 기회도 열어 준다.
회화, 조각, 공예 등 각 장르별 예술가들이 재정적인 지원은 물론 국내 최대 미술관에서 전시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됨으로써 한국 미술의 다양화 및 저변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재능과 잠재력이 풍부한 신진 예술가들이 작품을 창작하고 전시할 수 있는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한국 문화예술을 이끌 차세대 예술가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현대차는 비영리 미술단체, 국내외 미술 및 학술 활동 지원을 통해 한국 미술계의 건강한 생태계 조성에도 기여할 방침이다. 이에 문화예술계는 현대자동차의 지원을 통한 세계 최고 수준의 전시와 신진 작가 양성이 한국 현대미술의 브랜드 강화와 확산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활발한 후원활동을 주목받고 있다.
2014년 영국 테이트 모던과 중장기 파트너십을 맺은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파트너십의 첫 단추로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작가, 백남준(1932~2006)의 작품 9점을 테이트 모던 측이 구매하도록 후원했으며 테이트 모던은 작년 11월부터 백남준 전시회를 개최해 한국 예술을 세상에 알린 바 있다.
또한 올해 7월에는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예술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터바인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문화의 축제’라는 주제로 설치 미술, 음악, 시 낭송, 비트박스 등 다양한 관객 참여형 프로그램을 성황리에 선보여 예술을 사랑하는 관람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여기에 이번 10월, 현대자동차 후원으로 탄생한 첫 현대미술 작품을 영국 테이트 모던에 공개해 전세계의 이목을 받고 있다.
현대차는 오는 13일부터 내년 4월 3일까지 개최되는 ‘현대 커미션 2015(Hyundai Commission 2015)’를 통해 멕시코 출신의 세계적인 조각가이자 개념미술1) 가인 아브라함 크루즈비예가스(1968년생)의 예술작품을 전시한다.
‘현대 커미션’은 현대자동차가 현대미술의 발전과 대중화를 지원하기 위해 테이트 모던과 함께 선보이는 전시 프로젝트로, 지난해 1월 테이트 모던과 체결한 장기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실시하게 됐다.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현대 커미션’을 통해 앞으로 10년간 매년 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작가 1명을 선정해 테이트 모던의 초대형 전시실 ‘터바인홀(Turbine Hall)’에 대형 설치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개막식 자리에서 "현대 커미션이 현대미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길 기대하며, 더욱 많은 사람들이 혁신적인 가치와 새로운 경험을 공유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또한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삶의 모습이 집약된 것으로, 현대자동차는 테이트 모던과의 협업을 통해 자동차를 뛰어넘는 인간중심적이고 감성적인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선보이는 ‘현대 커미션’의 첫 번째 작품인 ‘Empty Lot(빈 터)’은 작가인 아브라함 크루즈비예가스가 도시, 자연, 그리고 가능성, 변화, 희망에 대해 질문하는 설치미술 작품이다.
이번 작품은 테이트 모던 미술관 심장부에 위치하고 있는 터바인홀을 가로지르는 두 개의 대형 삼각 구조물 위에 런던 곳곳의 공원과 정원에서 옮겨온 23톤의 흙과 퇴비로 채워진 240여개의 나무 화분을 기하학적 구조로 배치했다.
특히 화분에는 작가가 미술관 주변 건축 부지에서 발견한 자재들을 활용해 제작한 가로등을 설치해 빛을 제공하되 화분에는 아무것도 심지 않을 예정으로,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되는 ‘빈 터’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과 희망에 대해 관람객들이 생각해 볼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번 전시회는 ‘현대미술의 저변 확대’라는 파트너십 체결 취지에 따라 테이트 모던을 방문한 모든 사람들이 무료로 감상할 수 있게 해 현대자동차는 향후 10년간 많은 관람객들에게 전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현대미술과 최신 트렌드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한국-미국-유럽을 잇는 명실상부 ‘글로벌 아트 프로젝트’는 LACMA와의 10년 장기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완성된다.
LACMA는 북미 예술의 중심지인 뉴욕에 맞서겠다는 야심찬 목표 아래 1965년 ‘LA과학역사미술박물관’을 기반으로 개관해 지금까지 다양한 장르 간 융합을 선도하는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으며, 매년 120만여명이 찾는 미국 서부 최대 규모의 미술관이다.
현대자동차는 반세기 전부터 보여준 LACMA의 선도적 시도와 혁신적 예술성이 현대차의 브랜드 방향성인 ‘모던 프리미엄(Modern Premium)’과 일맥상통한다고 여겨 이번 파트너십을 결정했다.
이를 통해 제조업을 넘어 예술과 기술의 복합체로 발전하고 있는 자동차 산업의 글로벌 대표 기업으로서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함께 예술을 통한 기술 혁신의 초석을 다진다는 복안이다.
‘더 현대 프로젝트’는 ▲미술과 과학기술의 융합(아트+테크놀로지: Art+Technology) 후원 ▲한국 미술사 연구 지원 등 크게 두 가지 분야로 진행된다.
‘아트+테크놀로지’ 프로젝트는 LACMA가 1967년부터 1971년까지 진행했던 미술과 과학기술 융합 프로그램으로,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부활을 알린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당시 참여 작가였던 로버트 어윈(Robert Irwin)과 제임스 터렐(James Turrell)의 작품 각 1점을 LACMA가 소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11월부터는 LA 출신의 미디어 작가 다이애나 세이터(Diana Thater) 등 과학기술을 접목한 글로벌 작가들의 혁신적인 전시를 LACMA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여기에 ‘아트+테크놀로지’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굴하는 ‘랩(Lab: Labatory) 프로그램’에 대표 후원 기업으로 참여해 신진 작가 육성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고객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고객들에게 현대미술의 새로운 흐름을 엿볼 수 있는 색다른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한국 미술사 연구 지원 활동은 해외시장에 한국 미술사 연구를 장려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한국 미술에 대한 높아진 관심에 비해 한국 미술을 알리기 위한 체계적인 연구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미술계의 목소리를 반영한 결과이다.
이에 한국 미술 전시관을 운영하며 한국 미술사에 관심을 가져온 LACMA가 글로벌 석학들과 함께 한국 미술사 연구를 추진하기에 가장 적합한 거점이라고 판단, 한국 미술작품 전시와 국제 학술토론 및 출판 등의 활동을 지원한다.
이밖에도 현대차는 지난 9월 5일부터 10월 11일까지 서울 부암동 소재 서울미술관 및 석파정 야외 공원에서 한국 현대미술의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는 문화 행사인 ‘더 브릴리언트 아트 프로젝트 시즌3’를 열었다.
‘더 브릴리언트 아트 프로젝트’는 현대자동차가 순수 예술의 대중화 및 저변 확대를 위해 주최하는 문화 마케팅 활동으로 2013년 4월 ‘문화역 서울 284’에서 처음 진행된 이래 3회째 이어오고 있다.
특히 지난 전시는 광복 70주년을 맞이해 한국 고유의 문화‧예술적 주체성과독창성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그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진행됐으며 거장에서부터 신진작가들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연령대의 한국 현대미술 대표작가 10명이 참가해 한국 미술의 과거와 오늘 그리고 미래를 독창적인 감각으로 선보이며 관람객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또한 현대자동차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세종문화회관 예술동에서 8월 15일부터 10월 3일까지 ‘매그넘 사진의 비밀전-브릴리언트 코리아’를 후원했다.
전시회는 세계적인 사진작가 ‘매그넘 포토스’가 광복 이후 지난 70년간 대한민국이 이뤄낸 눈부신 발전의 원동력인 ‘한국인’과 ‘그들이 만든 일상’의 ‘과거’와 ‘현재’ 모습을 담은 사진전이다.
특히 현대자동차는 고객들에게 일상 속 찬란한 순간을 만들어주고자 하는 현대자동차의 브랜드 캠페인 ‘리브 브릴리언트’와 방향성을 같이하는 전시회를 후원하며 현대자동차를 소재로 한 사진작품도 함게 기획해 전시하는 등 현대차의 브랜드 방향성을 관람객들에게 알렸다.
현대자동차는 현대자동차의 브랜드 방향성을 알리고 고개고가의 감성 소통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후원, 발굴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 글로벌 시장에 한국의 예술을 앞장서 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세계적인 예술가 및 예술 기관과의 공고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자동차 개발과 기업 경영 전반에 문화‧예술적 가치를 접목시켜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로 올라서기 위한 기반을 다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현대자동차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다양한 문화 후원 사업을 통해 현대미술의 발전과 대중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더불어 자동차와 문화예술과의 만남을 통해 자동차에 이동수단 그 이상의 인간중심적인 가치를 불어넣을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