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백미래포럼 조성명] 요즈음 사회적으로 논란의 최중심에 있는 이슈는 국사교과서의 단일화 방안이다. 현행 검정체제의 국사교과서가 대한민국 정체성에 반하는 사관을 기초로 작성되어 있다는 의견과 학문적 다양성 관점에서 독재적 사고를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한 상황이다. 더욱이 최근 상황은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가 단일화 방침을 천명하고, 대학의 역사학과 교수들이 그러한 방침에 반발하며 집필 거부를 선언하면서 더욱 심화되고 있다.

우리는 이와 같은 현재 상황을 이념적 시각을 버리고 보다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우선 현행 검정체제를 반대하고 국정교과서 체제로 단일화를 찬성하는 입장이 주장하는 바의 요지는, 현재 국사교과서의 대부분이 좌편향 집필진들로 구성되어i 있어 주체사상과 같은 바람직하지 못한 내용이 기술되어 있으며, 전교조 등이 영향력을 행사하여 이들 좌편향 교과서 이외의 교과서는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사실상 독점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국정교과서 체제를 반대하고 현행 검정체제의 타당성을 강조하는 측의 입장은 국사교과서의 국정화가 사상의 다양성을 침해하며, 친일의식을 정당화하고 근현대 독재정권을 미화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양측의 주장과 대립상황을 곰곰이 바라보고 있으면, 서로가 지적하는 문제점들을 보완하여 우려하는 바를 불식시키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고 각각 귀를 닫고 자신들의 입장만 이야기하는 형국이다.

사실 국사교과서 문제에 대한 답은 의외로 단순할 수 있다. 국정화를 하던 검정체제를 유지하던 다양성을 보장하고 편향상을 배제하면 되는 것이다. 즉 좌편향 집필진의 구성비율이 지나치게 높다라면 그 비율을 조정하여 좌우 균형을 맞추면 될 것이고, 다양한 의견을 교과서에 기술할 수 있도록 공평하게 배분하면 된다.

또한 주체사상, 친일의식, 독재미화 등 결코 올바를 수 없는 내용에 대해서는 배제하거나 사실 그대로를 가르칠 수 있는 내용이 기재되는지 엄정하게 모니터링 하면 된다. 모니터링을 위해서 서구의 배심원단과 같이 시민옴부즈맨 제도를 도입하고 그들에게 실질적인 권한을 부여하여 철저한 관리가 이루어지면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근래의 이러한 대립에 정작 정책대상자인 학생들은 심드렁하다고 전해진다. 어차피 이들에게 국사는 외워서 점수를 잘 받아야할 과목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우리가 고민해야 할 부분은 국정화냐 검정체제냐가 아니라 국사교육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우리의 얼과 전통을 올바르게 이해시키고, 전향적인 국가관을 정립시킬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이념논쟁으로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할 필요도 당위성도 없다는 것이다.

국사교과서와 관련된 분란이 하루속히 사라지고 바람직한 모습의 협력이 이루어지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