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서민규 기자]SK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추진설이 결국 ‘사실 무근’으로 막을 내렸다. 3일 오전 한 매체가 이 같은 내용을 보도하면서 주식시장을 출렁이게 했으나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해프닝이 된 셈이다. 이 매체의 보도는 정부 고위 관계자의 입을 빌어 추진에 힘을 실었지만 정작 해당 업체와 채권단에는 확인 작업을 거지치 않아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이날 관련업계와 SK그룹, 산업은행 등에 따르면 SK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추진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결론이 났다. SK그룹과 산업은행 등 이해당사자 모두가 이와 관련해 '사실 무근'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앞서 이날 오전 한 매체는 SK가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관련해 정부, 금융당국 등과 막판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보도를 했다. 이에 대해 한국거래소는 조회공시 답변을 요구했다.
SK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가능성이 부상하면서 주식시장에서 양사의 주가는 출렁였다. 오전 한때 SK의 주가는 급락했고 대우조선해양의 주가는 급등했다. SK 주가는 장중 17%대까지 급락하기도 했고 대우조선해양의 주가는 장중 27.87%까지 급등하며 거래제한폭에 근접했다.
이와 관련해 SK 측은 “인수설은 사실이 아니다”고 곧바로 발표했다. 사업적 유관성을 차치하더라도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선 정상화, 후 매각이라는 원칙을 정해 놓은 상태에서 SK가 인수 협상을 벌일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 덧붙었다.
대우조선해양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도 SK의 설명에 힘을 실었다. 산업은행 측은 “경영정성화가 최우선인 상태”라며 “매각은 현재로써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SK가 글로벌 최첨단 ICT 기업을 지향하는 상황에서 전통적 제조업종 대표주자인 조선사의 인수를 타진할 이유가 당장은 잘 납득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SK는 최태원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며 인수합병(M&A) 시장에 단골손님이 되고 있다. 산적한 경영현안의 해법으로 M&A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최근에는 핵심 계열사인 SK텔레콤이 CJ그룹으로부터 CJ헬로비전을 인수하기도 했다.
하지만 반도체 제조사인 SK하이닉스 인수 이후 사실상 전통적 제조업종 인수 타진은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인수 가능성은 시장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더구나 망가질 대로 망가져있는 조선 업황을 고려할 때 4조원이 넘는 뭉칫돈을 들여 조선사를 인수한다는 것은 SK 내부에서도 고개를 가로젓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