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연말 인사 ‘경기 침체기 생존 전략 담았다?’

키워드는 세대교체…돈버는 사업부 힘 실어주고 젊은 피 수혈

[KJtimes=김봄내 기자]재계의 연말인사 시즌이 중반부를 넘기는 가운데 이번 인사의 키워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금까지 발표한 그룹들의 키워드가 눈길을 끌고 있다.


현재까지 발표를 마친 LG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 삼성그룹, GS그룹 등에서 공통적으로 엿보이는 키워드는 세대교체로 압축되고 있다.


예컨대 전체 인사 폭이 크지는 않지만 실제 돈을 버는 사업부에 힘을 실어주면서 상대적으로 젊은 인재를 등용해 성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경기 침체기의 생존 전략을 담았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또 오너가 구성원과 기존 사업부 최고경영자(CEO)에게 미래 신성장동력 발굴이라는 중책을 맡기는 것도 굵직한 트렌드로 자리를 잡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재계에선 이에 따라 5대 그룹 중 아직 인사발표가 남아있는 현대차그룹과 SK그룹, 롯데그룹도 키워드는 비슷해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사폭은 적지만 세대교체가 주류를 이룰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달 하순 인사 스타트를 끊은 LG그룹의 경우 오너가 일원인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을 지주사인 LG의 신성장사업추진단장으로 이동시켰다. LG는 이와 관련 소재부품, 자동차부품, 에너지 등 그룹 차원의 성장동력을 찾아내고 관련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LG는 통신업계 최장수 CEO로 꼽히던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의 후임에 LG화학 배터리사업을 진두지휘하던 권영수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킨 뒤 앉혔다.


신사업 영역인 배터리 부문에서 성과를 일궈낸 권 부회장을 레드오션 포화 시장인 통신업계에 전진 배치함으로써 새 바람을 일으켜보겠다는 그룹 차원의 포석이 깔린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정보통신부 장관 출신인 이상철 부회장에서 권영수 부회장으로의 바통 터치로 연배로는 거의 10년 가까운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현대중공업도 세대교체에 속도를 냈다. 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상무가 30대 중반에 전무로 승진한 게 대표적인 실례다.


앞서 해양플랜트 사업 등의 대규모 적자로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지면서 교체 폭도 커지게 된 현대중공업은 신규 상무보 선임자 57명 가운데 40대가 거의 절반인 28명을 차지할 정도로 지속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12월 첫날, 인사를 단행한 삼성도 주력사업 리더의 세대교체라는 특징을 보여줬다. 대표적인 인물이 삼성전자 IM(IT모바일)부문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을 맡은 지 1년 만에 무선사업부장으로 전격 발탁된 고동진 사장 내정자다. 고 사장 내정자는 갤럭시 S6 등 플래그십 스마트폰 개발의 전면에 섰던 인물로 삼성 무선사업 제2의 도약이란 명제를 짊어졌다.


그동안 삼성 스마트폰 수장으로 대열을 이끌어온 신종균 IM부문 사장은 등기이사(대표)와 부문장 지위를 그대로 유지하지만 일선 사업부를 지휘하는 것보다는 중장기 사업전략을 구상하고 큰 틀에서 미래 성장원을 찾는 새로운 태스크를 부여받았다.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 부문 윤부근 사장과 DS(부품) 부문을 이끌어온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도 비슷하다.


GS그룹도 허만정 창업주의 2세들 중 유일하게 계열사 대표이사직을 맡아오던 허승조 GS리테일 부회장이 용퇴하면서 2세 시대에 마침표를 찍었다. 나완배 GS에너지 부회장도 일선에서 물러나 경영지원 역할을 맡게 됐다.


한편 5대 그룹 중에는 현대차그룹과 SK그룹, 롯데그룹이 남아있다. SK그룹과 롯데그룹은 이달 중순 또는 중하순, 현대차그룹은 크리스마스 전후로 사장단 및 임원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재계 일각에선 SK그룹의 경우 소폭 인사가 예상되지만 일부 계열사 CEO의 경우 재신임을 받아야 할 상황이어서 어느 정도 세대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중국 토종업체의 저가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10월 중국사업부문의 경영진 인사를 먼저 단행했다. 연말에는 새로 론칭한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를 본격적으로 띄우기 위한 개발부서 등의 승진 인사가 뒤따를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재계 한 관계자는 앞으로 남은 주요 대기업 인사에서도 세대교체 바람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오너가 일원이 중책을 맡는 그림이 연출될지 여부가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페셜 인터뷰]‘소통 전도사’ 안만호 “공감하고 소통하라”
[KJtimes=견재수 기자]“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사회변화는 타인의 생각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능력을 자라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다. 공감과 소통이 어려워진 것이다.(공감과 소통의) 의미가 사라지고 충동만 남게 됐다.” 한국청소년퍼실리테이터협회(KFA: Korea Facilitators Association)를 이끌고 있는 안만호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디지털 사회로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 대해 이 같이 진단했다. 또 이제 공감능력 없이는 생존하기 힘든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비대면 사회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소통 전문가로 통하는 안 대표는 “자신을 바라보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며 공감하고 소통하는 방법이 필요한데 스마트폰이나 SNS, 유튜브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면서 어느 순간 사회성은 경험의 산물이 아니라 지식의 산물이 되어 버렸다”며 “요즘 인간의 탈사회화가 진행되는 것에 비례해 인간성의 급격한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 사태는 사회적 거리를 두더라도 우리가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개체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관계이자 연대라는 점이 더욱 분명하게 밝혀졌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