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봄내 기자]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가전업체들이 중국발 경쟁심화 우려에 직면하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가뜩이나 글로벌 가전시장이 고도성장을 멈춘지 오래된 상황에서 중국발 글로벌 가전시장 공략이 거세지면서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불확실성에 직면해서다.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 등 상품성과 품질력으로 중국의 공세에 맞서겠다는 게 가전 국가대표 업체들의 생각이지만 최근 중국 가전업체가 미국 제네럴일렉트릭(GE) 가전부문을 인수하면서 쉽지 않은 글로벌 경쟁을 예고하게 됐다.
최근 이와 관련 서병삼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부사장)은 북미시장에서의 경쟁구도에 대해 “당장은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서 부사장은 삼성전자 서초사옥 딜라이트샵에서 열린 ‘2016 삼성전자 생활가전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하이얼과의 경쟁구도보다 제품 혁신이 더 중요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최근 중국 가전업체인 하이얼은 미국 GE 가전사업부를 54억달러(한화 6조5556억원)에 인수하는데 합의했다. 중국 업체가 해외 가전업체를 대상으로 인수한 매물 중 최대 규모다.
하이얼이 세계시장을 쥐락펴락하는 GE의 가전사업을 인수해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게 되면 국내 삼성전자, LG전자 등 글로벌 플레이어들과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서 부사장의 설명을 놓고 보면 결국 삼성전자는 혁신적인 기술과 이를 통한 신제품 개발 등 경쟁체제를 상품성과 품질력으로 가져가겠다는 풀이가 가능하다. 하지만 GE의 글로벌 영업망 등을 놓고 보면 단순히 제품 경쟁만이 능사는 아니다.
서 부사장은 이에 대해 “우리는 미국 시장에서 GE와 하이얼 등과는 추구하는 바가 다르다”면서도 추가적인 인수합병 가능성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연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하이얼이 인수한 GE의 가전사업은 삼성전자가 지난해부터 인수협상을 벌여왔던 부분이다. 그러나 시장 독점을 우려한 미국 반독점 당국의 반대에 부딪혀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LG전자도 하이얼의 GE 인수에 대해서 표면적으로는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지는 않다. 아직까지는 중국 가전의 시장 인식이 우려할 수준까지 높아지지 않아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된 LG전자의 제품군이 당장은 우세할 수 있다는 판단이 한몫하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특성상 빠른 기술력 상승과 더불어 GE 브랜드를 등에 업은 마케팅 공세가 활발해지면 언제까지 우세를 점칠지 장담할 수 없다.
LG전자 내부의 한 관계자는 “사업 부서에서 중국의 약진을 상당히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환율 등 대외적인 변수와 더불어 가전시장의 경쟁구도가 중국과의 격전으로 상당히 어려울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