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총체적 김재철 사장이 취임 이후 최대의 위기에 직면했다. 보도책임자들의 문책과 공정보도를 위한 인적쇄신을 요구하며 무기한 제작거부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MBC 기자회와 영상기자회는 25일 오후 총회를 열고 “지난 1년 동안 한미 FTA를 비롯한 주요 현안을 보도하는 과정에서 뉴스의 공정성이 크게 훼손됐고, 편파보도에 따른 책임을 져야한다”며, “전영배 보도본부장과 문철호 보도국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또 이에 앞서 오전 6시부터는 무기한 제작거부에 들어갔다. 지난 2009년에도 제작거부가 한차례 있긴 했지만, 이번처럼 공정성 회복을 요구하는 제작거부는 처음이다.
취재기자 149명 가운데 136명이, 카메라기자는 43명 중 1명을 제외한 전원이 제작거부에 참여했다. 이 여파로 뉴스데스크가 20분으로 대폭 축소 방송됐고, 시간대별 뉴스가 편성표에서 빠지는 등 방송 차질로 인한 파행이 불가피할것으로 보인다.
MBC 사측에서는 일단 “사규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한다”는 원칙이다. 또,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뉴스 등 주요 프로그램에 대한 시간을 축소하고 대체 프로그램을 편성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계획”을 밝혔다.
김재철 사장도 제작거부에 돌입한 25일, 예정돼 있던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일본 도쿄로 출국했다. 하지만 김 사장이 귀국한 후 문제가 더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MBC 시사교양국 평PD협의회와 라디오 평PD협의회가 제작거부 돌입에 대한 연대표명과 투쟁지지 및 노조의 총파업에 대한 전폭적 참여 의사를 각각 밝혔기 때문이다.
시사교양국 평PD협의회는 이미 지난 20일에 “김재철 사장이 MBC 전반에 걸친 인적쇄신을 단행하는 것이 이러한 파국을 막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회사 정상화를 위해선 비상식적인 방법으로 일선에서 물러나게 한 동료들의 현장 재배치를 요구한다”는 성명을 낸적이 있다.
라디오 평PD협회도 25일낸 성명에서 “보도본부가 겪고 있는 작금의 상황이 라디오본부와 시사교양국이 겪은 일과 똑같다”며,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길을 면하는 것은 전면적 쇄신”이라고 강조했다.
영상미술과 기술, 경영부문 협회장들도 지난 20일 회동을 갖고 현재의 사태에 대한 문제를 공감하며 기자들의 제작거부를 지지했다.
한편, MBC 노조는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위한 총파업 찬반 투표를 시작했다. 25일부터 27일까지 실시되며 가결될 경우, 오는 30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kjtimes=한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