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승훈 기자]지난 5년간 상승률 11%을 기록하며 저조한 성적을 거둔 코스피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설 연휴로 휴식에 들어갔지만 설 연휴 이후 변동성 장세를 보이면서 2100 돌파 시도에 나설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어서다. 이 같은 기대 이면에는 그동안 국내 증시가 설 연휴 이후 상승세를 보였다는 것에 기인한다.
실제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설 연휴 직후와 이후 한 달간 주가가 오른 적은 모두 7차례다.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인 2007년과 2009년, 2010년 등 세 차례만 주가가 오르지 못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과거 설 연휴 이후 코스피의 흐름도 낙관적인 전망에 힘을 보태주는 모양새이며 일반적으로 국내 기업의 실적 발표 마무리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 등 호재를 토대로 상승세를 보였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면서 이들은 설 연휴 이후 2100 돌파 시도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면 증시 전문가들이 이처럼 ‘희망적’ 분석을 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우선 사상 최고가 행진에 나선 삼성전자를 앞세운 반도체·정보기술(IT)주 강세가 지수 상승을 이끌고 긍정적인 기업의 실적 발표가 시장을 뒷받침해주고 있다고 보고 있다. 설 연휴 전 마지막 거래일인 26일 국내 증시가 관망세를 떨치고 상승 탄력을 받은 것도 연휴 이후 증시 상승에 기대를 걸게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다음 달까지 증시에 큰 영향을 줄 만한 요인이 별로 없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보고 있다. 31일부터 2월 1일까지(현지시각)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개최될 예정이지만 금리 인상은 ‘속도 문제’라는 점에서 크게 경계할 요인은 아니라는 분석이 우세하다는 얘기다.
다만 증권가 일각에선 삼성전자를 비롯한 IT 업종의 상승세가 다른 분야로 확산할 수 있느냐가 추가 상승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의 목소리가 들린다.
마주옥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기업 실적 흐름이 좋고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의 제조업 관련 지수도 호조세를 보인다”며 “다방면으로 기초여건이 좋아지는 데다 트럼프 정책이 구체화하는 점도 불확실성 해소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마 팀장은 “연휴를 지나고 2월에 접어들면 좋은 분위기가 형성돼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리라고 본다”면서 “당장은 아니더라도 코스피는 이르면 1분기, 혹은 상반기에 2150선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배성영 KB증권 수석연구원은 “일단 미국이 세계 경기 개선을 이끌어 전반적인 세계 증시도 오르고 있어 국내 증시도 동조화를 보이며 상승 시도를 할 것으로 본다”며 “다음 주까지 국내 대표 기업들의 실적 발표 결과가 계속 좋으면 코스피가 2100 돌파를 시도하리라고 본다”고 밝혔다.
배 연구원은 “기업 실적 발표가 변수”라면서 “국내 증시 자체가 아직 저평가됐다는 점에서 크게 하락할 이유는 없지만 상승 추진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기업 실적 개선 등 호재가 받쳐주지 않으면 미국 증시 상승세를 쉽게 따라가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학균 미래에셋대우 주식전략팀장은 “트럼프가 취임 후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면서 우리뿐 아니라 세계 증시 전반이 큰 진폭의 움직임을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트럼프의 세금감면과 규제 완화 정책에 대한 기대로 미국 다우지수가 20,000을 넘어선 것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순매수 기조를 강화할 수 있다”며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FOMC 회의에서도 미국 금융 정책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며 트럼프의 행보와 발언이 변동성을 자극하느냐가 변수가 될 것”이라면서 “연휴 기간에 큰 악재만 생기지 않으면 코스피는 상승세를 이어가 2100선 돌파도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실적 개선 흐름이 IT 등 특정 부문 기업에만 국한된 것이 문제”라며 “IT 업종의 긍정적인 분위기가 다른 분야로 퍼지지 않으면 지수가 갇혀있게 된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