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벼랑 끝에 내몰리는 분위기다. 포스코가 해외 프로젝트 사업을 진행하면서 하청업체에 줘야할 대금을 미지급하고 현지 군인을 동원해 업체 대표를 협박하는 이른바 ‘갑질’을 자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데 따른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포스코는 업체 측에 골프접대와 성접대까지 요구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업체 입장에서는 포스코 협력업체라는 든든한 간판 대신 ‘갑의 횡포’에 시달리다 언제 부도날지 모르는 파리 목숨 신세로 전락한 것이다.
최근 재계가 갑질 논란으로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는 가운데, 권오준 회장의 행보도 초미에 관심사다. 올해 포스코 수장을 연임하게 된 권 회장은 최순실 관련 악재를 채 잠재우기도 전에 태국발 악재까지 떠안게 됐다.
지난 11일과 14일 <아시아경제TV>가 보도한 ‘포스코, 태국서 하청업체 자산강탈...군인 동원 협박까지’와 ‘포스코, 태국서 군대동원 하청협박에 경영까지 간섭’라는 제하의 기사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포스코는 하청업체 공사대금 미지급과 현지 군인을 동원해 하청업체 협박, 골프접대·성접대 의혹을 받고 있다. 대부분 태국 현지에 건립된 자동차 강판공장을 둘러싸고 벌어진 일들이다.
해당 공장 건설에 참여한 협력어체 대표 P씨는 태국 현지에 포스코 자동차 강판공장 건립 공사에 참여했지만 대금을 받지 못했다. 떼인 돈을 직접 받으려 지난해 1월 태국 현지로 날아갔지만 포스코가 동원한 군인들로부터 협박까지 받은 사실을 토로했다.
당시 총기를 휴대한 태국 현지 군인들을 동원해 P씨를 태국 모처에 위치한 경찰서로 데려가 위협을 가했고, 결국 회사가 어려운 상황임에도 밀린 대금도 못 받고 현장에 남겨둔 자재와 공구도 사실상 포기하고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P씨는 “현역 군인이 총을 들고 와서 협박했다”며 “포스코가 한국 사람을 상대로 그렇게 할 거라곤 생각을 못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P씨의 주장대로라면 포스코는 지난 2015년부터 태국군 전직 장성을 고문으로 두고 해결할 문제가 생길 때 마다 현지 군인들을 부른 것으로 파악됐다. 일종의 보디가드 역할을 한 것이다.
일부 기업들이 현지 군인을 동원해 안전 문제를 해결하지만 주로 현지의 불안한 정국에 대비한 것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못받은 대금을 받기 위해 현지로 날아간 하도급업체 대표를 협박하는데 군대를 이용했다면 대기업의 대응 치고 적절치 못하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협력업체의 회사 자금으로 한국에서 건너간 직원들의 골프접대와 성접대도 이뤄졌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포스코 측이 수시로 골프접대를 요구해 몇 개월 동안 사용한 비요만 수천만원이 넘는 다는 한 하청업체 관계자의 목소리에 기인한다.
포스코가 이처럼 ‘갑의 횡포’를 부리는 동안 일부 하청업체는 파산을 피할 수 없었다는 주장도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포스코를 믿고 태국 현지 해외공사에 참여한 영세 협력업체 상당수가 줄도산 위험에 노출돼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여러 의혹과 관련해 포스코 수장인 권오준 회장에 대한 조기 용퇴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권 회장은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연임에 성공했지만, 연임 첫해부터 국내외에서 터지는 악재에 겹겹이 포위된 모양새다.
일련의 의혹에 대한 포스코 측의 공식 입장을 듣고자 했으나 수차례 전화 시도에도 연락이 닿을 수 없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안팎에서 연이어 터지는 포스코 관련 악재로 인해 권 회장의 용퇴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며 “일각에서는 ‘연임 첫해라도 이쯤 되면 권 회장이 용퇴를 고려하거나 바톤을 넘겨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