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 50% 영업이익률을 보이며 훨훨 날았다. 2분기도 청신호가 켜지면서 반도체를 선택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신의 한 수가 눈길을 끈다. SK그룹은 SK하이닉스를 통해 그룹의 체질 자체를 바꾸는데 성공하며 ‘4차 산업혁명’의 최대 수혜 그룹으로 우뚝 섰다.
전날인 24일 SK하이닉스는 2018년도 실적발표를 통해 1분기 영업이익이 4조367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77%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8조7197억원으로 전년비 38.6%, 당기순이익은 3조1213억원으로 전년비 65.5% 증가했다.
이런 실적치는 지난해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 등 3개 부분 모두 신기록으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데 이어 올해 1분기도 분기 기준 역대 두 번째 좋은 것이다.
특히 영업이익률 50% 달성이라는 좋은 흐름을 보이면서 ‘잘’ 만들고 ‘많이’ 팔고 이익도 좋은 최고의 농사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의 호실적 행진은 D램 수요 증가에 기인한다.
이 회사는 이날 실적발표에 대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D램 수요 증가는 20% 초반으로 예상하고 글로벌 IDC(Internet Data Center) 업체들의 투자 확대 속에 서버용 제품 중심의 성장”을 예상했다.
이어 북미 시장에 이어 중국 시장도 IDC 업체들이 데이터 센터를 확장하는데 주력하며 글로벌 주요 IDC 업체들의 투자가 전년 대비 20%대에서 30%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이와 함께 게임용 고사양 PC와 크롬북, 가상화폐 채굴 수요 증가로 그래픽 D램의 수요 증가를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AI와 카메라 등 스마트폰의 기능 강화에 따라 기기당 평균 탑재량은 꾸준히 증가하는 반면 D램 업체들의 신규 공정 비중 확대 및 생산량 확대 노력에도 불구하고 공급 부족 상황은 지속될 것이란 평가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서버시장 성장율이 D램 전체 성장율을 상회하는 경향은 2~3년 지속될 것”이라며 “서버 쪽으로 시장을 확대, 시장 점유율 확대에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낸드플래시에 대해서는 “낸드플래시 공급 증가량은 연간 약 40% 중반 수준으로 수요 증가량과 비슷하다”면서 “올해 낸드 공급 부족 상황이 지난해 대비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이에 따라 신규 공정 확대 적용과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D램은 10나노급 공정 전환을 가속화하고 PC와 모바일에 이어 서버와 그래픽에서도 동 기술을 적용한 제품 판매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전체 투자규모는 아직 확정하지 않았으나 공정 난이도 증가로 연구개발 투자가 늘어나는 등 최소 작년 10조3000억 대비 30% 이상 증가할 것”이라며 2분기에 대한 희망적인 전망을 예상했다.
SK하이닉스가 실적날개를 활짝 펴고 날면서 최태원 회장의 반도체 ‘신의 한 수’가 관련업계에서 회자되고 있다. 사실 SK그룹에게 현재의 반도체 실적이란 ‘꿀맛’은 최 회장의 선구안과 이에 따른 과감한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다.
최 회장은 2011년 11월에 하이닉스 인수하면서 “무슨 일이 있어도 반도체 사업을 하겠다”는 의지를 그룹 내부에 전했다. 당시에는 반도체 업황이 좋지 않았던 데다, 반도체 특성상 업황의 굴곡이 심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룹 고위층에서도 최 회장의 인수 의지에 심각한 우려의 시선을 보냈을 정도다.
하지만 최 회장은 인공지능(AI) 등 반도체가 핵심인 4차 산업혁명의 선구안을 바탕으로 “많은 사람이 우려하지만 글로벌 성공 스토리를 반드시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하이닉스 인수를 강하게 밀어붙였다. 현재의 호실적 날개는 이런 최 회장의 결단이 없었더라면 누리지 못했을 이익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감한 선제적인 투자가 결국 반도체 호황기와 맞물려 어마어마한 이익으로 돌아온 셈”이라면서 “정유와 통신의 핵심 축이 성장정체를 겪을 수 있는 업이라는 위기의식에서 반도체 투자를 결정한 최 회장의 신의 한 수가 결과적으로 SK그룹의 사업 체질 자체를 바꿨다”고 평가했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 인수 이후 주변에 우려에도 불구하고 10조원에 달하는 뭉칫돈을 과감하게 투자하면서 현재의 창사 이래 최대실적 결실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