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잘 나가던 LG디스플레이가 털썩 주저앉았다. 올해 1분기에 적자를 본데다, 앞으로도 불투명한 미래가 도사리고 있어서다. 업황의 굴곡이 주요한 이유이지만 잘 나갈 때 현실에 안주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LG 주변에서 나온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1분기 매출 5조6753억원, 영업손실 983억원을 기록,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6% 줄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고 밝혔다.
LCD 패널 가격은 비수기 영향으로 인한 출하 감소 외에도 중국 패널 업체의 공급 증가 예상에 따른 세트업체들의 보수적인 구매전략과 원화 강세까지 더해져 실적이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OLED TV 매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했고 연구개발(R&D)과 수요 증대를 통해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어 OLED 비중을 늘리는 사업 구조로 변환이 점진적으로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제품별 판매 비중은 TV용 패널 43%, 모바일용 패널 22%, 노트북 및 태블릿용 패널 19%, 모니터용 패널 17% 등이다.
LG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은 2017년 1분기 1조268억원, 2분기 80427억원, 3분기 5859억원, 4분기 444억원으로 계속 감소추세로 증권가에서는 1분기 LG디스플레이의 적자 전환을 예상했으나 두 배 가까운 적자를 내며 시장 악화 속도가 예상을 뛰어넘었다는 평가다.
이번 실적 악화는 BOE를 필두로 한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중대형 LCD 패널 공급 증가와 LCD 패널 가격 하락 때문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기관 위츠뷰에 따르면 LCD 패널 평균 가격은 지난해 6월 203달러를 기록한 이후 계속 하락해 4월 144달러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5인치 이상 대형 패널은 하락세가 더욱 두드러져 같은 기간 400달러 초반을 유지하던 65인치 패널 가격은 280달러대로 하락했다.
여기에 최근 애플이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아이폰용 OLED 패널 전량을 조달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애플에 LCD 디스플레이를 공급해온 LG디스플레이가 차기 아이폰용 OLED 패널 공급이 막히며 어려움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김상돈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최근 성과가 나오고 있는 OLED, 플라스틱 OLED(POLED) 사업 분야에 대한 설비투자 조정 등 비상경영을 강도 높게 추진하겠다”며 “크리스탈사운드OLED(CSO), 월페이퍼(Wallpaper) 등 차별화 제품에 집중하고 유연한 경영 활동을 통해 수익성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시장 상황은 더 악화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중국 최대의 디스플레이 업체 BOE를 시작으로 차이나스타, 폭스콘 등 대형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올해부터 2년 동안 총 7개에 달하는 10세대 LCD 공장을 순차적으로 가동한다. 이에 따라 향후 5년동안 전 세계 평판 디스플레이 공급증가율이 연 평균 59%에 달할 전망이다.
디스플레이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이 빠른 속도로 안정화되면서 LCD 생산량이 계속 증가해 공급과잉이 나타날 것”이라며 “LCD 패널 가격 반등은 쉽지 않아 하반기 실적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