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업무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재경 BNK 금융지주 사장에 대해 정경유착 의혹이 불거졌다. 검찰이 그가 전 국회의원에게 딸을 채용해달라는 청탁을 직접 받은 뒤 면접 점수를 의도적으로 높여 부정 합격시킨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9일 금융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2015년 부산은행 부행장이던 박 사장은 전 국회의원이자 경남의 한 기관장인 A씨와 골프모임을 함께하며 급격히 가까워졌다. 당시는 2014년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합병으로 탄생한 BS금융지주가 전사적으로 영업을 확대하던 시기이기도 했다.
A씨는 가까워진 박 사장에게 자신의 딸을 부산은행에 채용해달라고 청탁했고 박 사장은 이를 받아들였다. 그는 당시 인사담당 임원(부행장)이던 강동주(59·구속) BNK저축은행 대표에게 신입사원 모집에서 A씨 딸을 채용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채용 전형 과정에서 A씨 딸이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해 합격이 불분명해졌다. 그러자 박 사장은 최종 면접을 앞두고 당시 은행장이던 성세환(65) BNK금융지주 전 회장에게 보고하고 부정 채용을 승인받았다. 최종 면접관 중 한 명으로 참여한 박 사장은 A 씨 딸에게 높은 면접 점수를 줘 최종 합격시켰다.
A씨 딸을 채용시키면 은행 영업 면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취지였다. 실제 경남에 있던 A씨와 친해진 것은 A씨가 기관장으로 있던 기관 자금을 은행에 유치하기 위한 영업 목적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실 박 사장이 A씨 기관의 자금을 유치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A씨는 2015년 말 기관장직에서 물러났다.
지역 금융계에서는 부산은행 채용비리에 전직 BNK금융지주 고위 인사가 연루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박 사장의 구체적인 혐의를 수사하고 있으며 A씨 소환도 저울질하고 있다. 반면 박 사장은 앞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이 같은 혐의를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