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권찬숙 기자]일본 최대의 제약회사인 다케다약품공업이 다국적 제약회사 샤이어(Shire)에 인수를 제안해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다케다의 샤이어 인수가 이뤄지면 소프트뱅크그룹의 영국 반도체기업 ARM 홀딩스 인수가액인 3조3000억엔(약 32조6000억원)을 웃도는 일본 기업 최대의 인수·합병(M&A)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20일 일본 언론 등에 따르면 다케다가 제시한 인수제안은 샤이어 주식 전량을 18일 종가(37.54 파운드) 보다 24% 높은 주당 46.5 파운드, 총 427억 파운드(약 64조 원)에 인수하는 것이다. 여기에 주당 현금 17.75 파운드의 현금과 28.75 파운드에 상당하는 다케다 신주로 지급하는 조건이 붙어있다.
샤이어는 혈액과 면역계통의 난치병 등 환자수가 많지 않은 희소병 치료약에 강한 기업이다. 샤이어에 대해서는 더블린에 본사를 두고 세계 100여 개국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다국적제약기업 앨러간도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일부 언론에 보도됐으나 앨러간 측은 보도가 나온지 몇시간만에 인수 추진을 포기한다고 발표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오전 앨러간이 샤이어 인수를 검토중이라고 보도했고 앨러간도 인수를 제안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이런 사실이 보도된 직후부터 앨러간 주가가 급락세로 돌아서 한때 전날 종가 대비 8% 넘게 떨어졌다.
1986년 설립된 샤이어는 처음부터 치료방법 선택의 여지가 적은 희소질환 치료약을 생산하는 제약회사들을 잇따라 인수·합병하는 방식으로 덩치를 키워왔다. 2016년에는 미국 백스터에서 분사한 바이오제약기업을 320억 달러(약 34조 원)에 인수, 매출액을 배로 늘리면서 혈우병 치료약 최대 업체가 됐다.
샤이어의 강점은 높은 수익력이다. 희소병은 경쟁 약품이 거의 없어 가격이 비싸도 수요의 변동성이 적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152억 달러, 순익은43억 달러로 매출액은 다케다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순익은 4배 이상이었다.
한편 일본 언론에 따르면 샤이어도 다케다가 3월 말께부터 세 차례에 걸쳐 비공식적으로 인수를 제안해 왔다며 인수제안 사실을 확인했다.
샤이어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기업가치와 향후 성장 가능성을 현저히 과소평가 했다는 판단에 따라 제안을 거절했으며 다케다 측은 새로운 제안을 해올 때 마다 인수가액을 높여 왔다고 밝혔다. 또 이번에 제시한 액수도 만족스럽지 않으나 더 좋은 조건을 내놓을 수 있을지 다케다 측과 협상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