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3월 유럽과 북미 출장에 이어 이번에 중국 방문길에 오르면서 본격적인 경영행보가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2일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와 진교영 파운드리사업부 사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등 삼성전자 부품사업을 담당하는 핵심 경영진과 함께 중국 출장길에 올랐다.
이번 중국 출장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관련 시설 투자 또는 현지 자동차기업 BYD에 전장부품 공급 등을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선전은 전 세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기업, 스마트폰 제조회사 등의 생산공장이 밀집해있는 전자산업의 요충지로 삼성전자도 선전에 네트워크장비 생산공장을 두고 있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이 자동차 전장사업을 삼성전자 등 계열사의 성장동력으로 주력하고 있어 이번 중국 방문이 적극적인 경영 행보로 여겨지는 대목이다.
지난 4일에는 중국 출장 중인 이재용 부회장이 DS(디바이스 솔루션) 부문장인 김기남 대표이사 사장 등과 함께 광둥(廣東)성 선전의 한 전자기기 매장을 방문했다는 보도가 중국 현지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최근 현지에서 갤럭시 시리즈 판매가 화웨이, 오포, 비보, 샤오미 등 중국 업체와 미국 애플 등에 밀려 부진한 것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 모색 차원이라는 시각이다.
앞서 이 부회장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된 직후인 지난 3월 22일 유럽과 북미 출장길에 올랐다. 실제 이 부회장이 유럽으로 출국한 이후 삼성전자는 3월 28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에 AI 연구소를 건립한다고 밝혔다. 이는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유럽에 세운 AI 연구 거점으로 이 부회장의 해외 시장 공략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폭넓은 해외 출장으로 국제무대에서 경영행보를 계속해오다 특검의 출국금지 조치로 활동이 중단돼 ‘보아오 포럼’과 ‘선밸리 콘퍼런스’ 등 매번 참석하던 글로벌 행사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매출의 80% 가량이 해외에서 나오고 전체 임직원의 70%가 해외에서 일할 정도로 해외 사업의 중요도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에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으로 흔들린 신뢰 회복에 집중해 본격적인 국제 행보를 통해 경영 본격화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재판이나 정치적 상황으로 직접 나서지 못했으나 이제 적극적인 해외 출장에 나선 만큼 AI 분야 투자와 인재 확보 등 삼성전자의 미래 투자를 위해 이 부회장의 움직임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