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국내 최대 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이 보안업체인 ADT캡스를 인수키로 하면서 그 배경에 세간의 관심이 쏠린다. 인수가에 더해 부채까지 떠안는 것으로 공동인수자인 투자자와 함께 3조원 가까운 풀베팅에 나선다. SK텔레콤이 3조원을 부담하는 것은 아니지만 투자자보다는 실질적 경영을 해야 하는 SK텔레콤으로서는 쉽지 않은 베팅 결단이다.
그러면 통신사업자의 보안사업 모델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9일 관련업계와 SK텔레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전날 이사회를 개최하고 ADT캡스의 지분 100%를 인수키로 결정했다. 맥쿼리인프라자산운영과 공동으로 나서는 이번 인수가격은 1조2760억원이다. 양사가 인수하는 회사는 ADT캡스 주식 100%를 보유한 사이렌 홀딩스 코리아다. SK텔레콤과 맥쿼리간 지분투자는 55대 45의 비율로 SK텔레콤은 7020억원을 투자한다.
양사는 사이렌홀딩스코리아의 기업가치를 부채 1조7000억원을 포함해 기업가치 2조9700억원으로 평가했다. 이는 ADT캡스 에비타(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이익)의 11배 수준이다. 해외 주요 보안기업이 인수합병될 때 기업가치 평가가 평균적으로 에비타의 11.7배에서 이뤄졌음을 고려하면 2조9700억원은 적정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양사는 매각 주체인 칼라일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뒤 기업결합 신고 및 승인 등 절차를 거쳐 이르면 올해 3분기 내 인수를 완료할 계획이다.
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이 보안업체 인수에 나선 배경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한 선제적 대응 차원으로 풀이된다. 통신과 보안의 중요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시대를 대비하려는 결단인 셈이다.
ADT캡스는 국내 2위 물리보안 사업자다. 국내 시장의 약 30%를 점유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매출 7217억원, 영업이익 1435억원의 실적을 달성했다. 출입관리, 시설 관리 등 재화에 대한 물리적 보호가 주요 사업 영역이다.
이와 관련해 SK텔레콤 측은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면서 보안의 중요성이 더욱 대두될 것으로 보고 성장성이 높은 보안 산업에 진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우선 SK텔레콤은 오래도록 준비해온 영상보안기술,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새로운 정보통신융합 기술을 ADT캡스에 결합시켜 차세대 보안사업자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과거에 없던 새로운 보안 서비스와 사업 모델을 만들어 가겠다는 것이다. 정보기술을 중심으로 보안시장을 선점하면서 4차 산업혁명 혁신이 본격화 되는 텃밭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예컨대 이상 징후를 AI가 스스로 파악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상 행동이 카메라나 센서 등에 포착되면 자동으로 보안 관리자에게 경고를 보내거나 출동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은 곳에 미리 경비 인력과 차량을 배치하는 등 AI 관제를 통한 사전 예방 조치도 가능하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경보가 정확해지면 불필요한 출동이 줄어들고 출동 동선이 최적화되면 이동 거리가 짧아진다는 이유에서다.
보안산업에 뛰어든 SK텔레콤의 궁극의 목표는 토털케어서비스 영역의 확장으로도 해석된다. 단순한 통신서비스와 출동중심의 보안사업 모델을 뛰어넘어 개인과 법인 고객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맞춤형 토털케어서비스가 가능해 질 수 있다는 복안인 것이다.
SK텔레콤 한 관계자는 “뉴 ICT 기반 차세대 보안 서비스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물론 유관 장비 산업 등 생태계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ADT캡스를 2021년까지 매출 1조원 이상의 회사로 키울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