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구광모 LG전자 상무가 LG 주주총회 등기이사 선임을 앞둔 가운데 LG그룹의 4세 경영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한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LG는 이날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구 상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그가 사내이사에 선임되면 이사회에 정식 등록돼 그룹 경영 전반을 이끌게 된다.
먼저 주총 직후 이사회를 통해 구 상무의 직책이 결정되는데 사장·부회장·회장 등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구 상무가 선친을 대신해 등기이사로 선임되는 만큼 구본무 회장의 모든 직책을 승계하고 회장직을 바로 맡을 것이라는 의견과 보수적인 LG그룹의 문화를 감안해 사장부터 단계적으로 승진 코스를 밟거나 그룹 계열사 부회장들과 경영현안을 논의해야 하는 만큼 최소 부회장 이상 직급을 맡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구광모 체제’로 전환 후에는 미래 주력 사업을 발굴해 내실을 다져야 하는 과제가 우선이다. LG는 최근 몇 년간 지속된 스마트폰 적자와 주력 사업의 성장 한계 등으로 확실한 캐시카우가 필요한 상황이다.
재계에서는 인공지능(AI)과 로봇, 전장 등을 핵심 성장 사업으로 시간과 공을 들일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1년 동안 AI·로봇 관련 업체에 700억 원의 투자를 단행했고 최근 오스트리아 전장 업체 ZKW 인수를 통해 전장 사업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재계 한 고위관계자는 “본격적인 구광모 체제가 시작되면 주력 계열사들의 사업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미래 먹거리 발굴에 주력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구 상무를 보좌할 전문경영인들의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 상무가 안정적인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 상속세를 어떻게 해결할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구 상무가 보유한 LG 지분은 6.24%로 국민연금 7.99%,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7.72%보다 적어 구 상무가 향후 LG그룹 총수로 안착하기 위해선 지분 확대가 필수적이다.
고 구본무 회장의 ㈜LG 주식 1945만 8169주(11.28%)을 상속하는 게 지분 확보에는 가장 좋지만 상속세가 약 1조원에 육박해 전체 지분을 단독 상속하기 보다는 가족간 법정 비율대로 상속받을 가능성이 더 높게 점쳐지고 있다.
구 상무의 어머니인 김영식 여사와 형제인 구연경·구연수씨 등 3명과 각각 1.5:1:1:1의 법정 상속비율대로 받게 되면 상속세를 약 1731억원 수준으로 단독 상속보다 상당 부분 부담을 줄이면서 최대주주(지분율 8.75%)에도 오를 수 있다.
한편 구본무 회장의 건강 악화 이후 그룹 경영을 총괄해 온 구본준 부회장의 거취에도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승계가 시작되면 선대 형제는 모두 경영에서 물러난다는 그룹 내부 전통에 따라 '독립' 가능성은 사실이지만 어떤 계열사를 어떤 방식으로 분리할지 여부에 검토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LG그룹 내부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