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임금단체협약 협상 시즌을 맞아 올해도 어김없이 노동계의 ‘하투(夏鬪)’가 예고되면서 대내외적으로 경제 위기가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부 기업 노동조합들은 임금인상 등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대규모 투쟁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 철폐 등을 주장하며 건설, 금속, 공공운수 등 조직별 임금단체협약 투쟁(임단투)과 연계해 올 하반기 총파업, 총력투쟁을 벌일 계획이다.
민주노총은 지난달 3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최저임금삭각범 폐기·하반기 총파업 총력투쟁 선포 및 6·30 비정규직 철폐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비정규직 없는 일터와 차별없는 동일임금 쟁취, 실질적 재벌 개혁을 위한 하반기 총파업 총력투쟁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7월부터 릴레이 투쟁에 돌입해 12일 건설노조 총파업·총력투쟁, 13일 금속노조 산별교섭 쟁취 총파업, 21일 간접고용 철폐 결의대회를 진행한다. 이달 중 공공운수노조 공공부문 정규직화 쟁취 투쟁도 계획 중이고 8월말~9월초 특수형태종사자의 노조할 권리 쟁취·공공부문 예산확보 등을 위한 투쟁, 10월 이후 정부와 국회를 대상으로 총파업, 총력투쟁이 줄줄이 예고돼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에 52시간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등 어려운 경영 상황에 대기업 노조의 ‘하투’까지 더해지면 기업 부담이 그 어느 때보다 극심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산업별로 기반이 튼튼하지 않은 상황에서 대규모 파업이라도 발생하면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결국 기업 경쟁력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지난해 전 집행부의 8차례 파업과 새 집행부 출범 후 11차례 파업으로 6만2600여 대, 1조3100여억원의 생산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기본급 5.3%(11만6276원) 인상,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조건 없는 정년 60세 적용,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했고 회사 측은 기본급 3만5000원 인상, 성과급 200% + 100만원 지급 등을 제안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올해 기본급 7.94%(16만9746원) 인상, 성과급 250% + α(알파), 자기계발비 약 15만원을 요구했고 회사 측은 임금 동결에 기본급 20% 반납을 제안한 상태다.
대우조선 노조는 기본급 4.11% 인상, 성과급 지급 기준 마련, 노동 강도에 따른 보상제도 마련 등을 요구, 회사 측은 임금 10% 반납, 정기상여금 월 분할 및 기본급 전환 등을 주장하고 있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 현대자동차 노조는 임금협상에서 사측과 합의점을 찾지 못해 부분파업을 벌일 계획이다. 그러나 매년 파업의 중심에 서는 현대차와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현재 회사 상황이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다.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2014년 7조5499억원에서 매년 두 자릿수씩 감소해 지난해 4조5746억원으로 3년 새 40% 가까이 감소했고 기아자동차의 영업이익은 2조5725억원에서 6622억원으로 74.2% 줄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역시 수년간 수조원대 적자였다가 지난해 겨우 흑자로 전환했다.
해마다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는 파업 사태가 올해도 어김없이 예고되면서 매년 노동계 하투로 인한 엄청난 사회적 비용에 대기업 노조에 해당되지 않는 협력업체 노동자들과 서민들은 상대적 박탈감까지 겪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노동계가 현 경제 여건과 현실을 외면한 채 일방적으로 하투에 나설 경우 무역전쟁으로 인한 위기가 고조된 상황에서 국가적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매년 반복되는 고질적인 파업의 악순환을 없애기 위해 노사가 진정성을 갖고 중장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