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정소영 기자]현대·기아차가 커넥티드카(정보통신 연계 차량) 등 미래차 시대를 맞아 중국과 미국 등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과 전방위적인 협업에 나섰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현대·기아차의 자율주행 관련 분야 협업은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비교해 다소 늦은 출발로 최근 대내외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받고서야 미래차 시장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10일 중국의 대표적인 IT기업 바이두와 ‘커넥티드카 전략적 협업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미래 자동차의 핵심기술 경쟁력인 지능화와 커넥티비티 트렌드에 대한 공동의 대응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협업 분야는 △커넥티드카 서비스 △음성인식 서비스 △AI(인공지능) 로봇 개발 △사물 인터넷(IoT) 서비스 등 4대 분야다.
현대차 한 관계자는 “이번 협력 강화는 중국에서 ICT 변혁을 주도하는 업체로 브랜드 이미지를 확립하는데 의미가 있다”며 “중국 내에서 교통 관련 법규 및 도로 상황에 대한 이해가 중국 현지 업체가 가장 높다는 판단에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는 또 12일 미국 최대 IT 기업 구글과 함께 ‘안드로이드 오토’를 국내에 처음 선보였다. 안드로이드 오토는 안드로이드 플랫폼이 자동차에 확장돼 자연어 음성 지원 등 스마트폰의 다양한 기능을 차안에서 즐길 수 있게 한 서비스로 아반떼, 쏘나타, 싼타페 등을 포함한 현대자동차 전 차종과 K5, K7, K9 등을 포함한 기아자동차 전 차종에서 지원된다.
특히 운전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내비게이션 및 미디어(음악 듣기 등), 커뮤니케이션(전화, 메시지) 등의 기능을 구글 어시스턴트를 통해 두 손을 사용하지 않고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다. 구글 어시스턴트가 통합된 안드로이드 오토에서 영어 외에 지원되는 언어는 한국어가 처음이다.
추교웅 현대·기아차 인포테인먼트 개발실장은 “글로벌 자동자업체 중 최초로 안드로이드 오토를 현대·기아차에서 선보이게 됐다”면서 “편리하고 유용한 인포테인먼트 기술을 넘어 다양한 커넥티드카 서비스 개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외에도 최근 1년 사이 해외기술 기업 7곳에 투자하는 등 적극적인 협업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 옵시스와 미국 메타웨이브 등 자율주행 관련 기업과 커넥티드카 반도체 관련 회사 이스라엘 오토톡스 등 미래차 기술 관련 기업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지난 1월에는 미국 자율주행 전문기업 오로라와 손잡고 2021년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한편 현대·기아차가 해외 기업과 미래차 기술 관련 협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현대모비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현대·기아차 매출 비중이 60%가 넘는 입장에서 현대차와 해외 IT기업의 기술 제휴가 확대될수록 기술 주도권의 입지가 줄어든 탓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모비스는 그동안 현대·기아차에 핵심 부품을 납품하면서 성장한 만큼 현대차가 외부 기술 도입에 적극 나설 경우 장기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무엇보다 자율차 서비스와 관련 해외 IT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미래기술력 확보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