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조상연 기자]일본은행이 리먼 브러더스 사태에 대해 오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시장의 혼란상황을 무시한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더욱이 이 오판으로 금융완화 정책으로 풀린 통화가 주식이나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리는 등 거품이 형성돼 시장의 혼란을 가중시킨 점이 비난을 받고 있다.
18일 산케이신문과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은 일본은행이 전날 2008년 금융정책결정회의 의사록을 공개했는데 여기에는 시라카와 마사아키 당시 일본은행 총재가 그해 6월 열린 회의에서 “대형 금융기관이 갑자기 파산하는 식의 위기 등 최악의 시기는 갔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같은 해 3월 미국 투자은행 베어스턴스의 부도를 막기 위해 미국 중앙은행이 구제금융을 하고 금리를 인하하자 시장이 점차 안정화되고 있다고 보고 낙관적인 판단을 한 것이다.
당시 시장에서는 금리인하 요구가 거셌다. 그러나 시라카와 전 총재는 낙관적인 상황인식을 토대로 이런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는데 정보기술(IT) 버블 붕괴가 진정된 뒤 금융정책 정상화를 위해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강해 시장의 혼란상황을 무시한 것이다.
회의록에는 당시 회의에서 일부 심의위원들이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지만 일본은행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같은 해 9월 리먼브러더스 사태를 맞았으며 한달 뒤 일본은행은 어쩔 수 없이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날 산케이신문은 보도를 통해 금융완화 정책으로 풀린 통화가 주식이나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거품에 대해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며 10년 전과 달리 지금은 금융완화 폭이 커서 예상 밖의 경기악화에 대해 취할 수 있는 수단이 적다고 지적했다.
이어 10년 전과 현재의 일본 경제 환경에 유사점이 많다며 지금의 일본은행은 물가상승률 2%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끈질기게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