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최근 BMW 특정 차종에서 잇따라 불이 나 불안감이 높아진 가운데 국토교통부에서 조사에 착수하자 이제서야 BMW측이 자발적 리콜을 결정해 뒤늦은 조치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지난 23일 오전 0시 10분경 인천시 남동구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일산 방향 장수 나들목 부근에서 주행중이던 BMW 520d 승용차에서 불이 나 20여 분 만에 진화됐다. 운전자 문모(49)씨는 긴급 대피해 다치지 않았지만 소방서 추산 3500여만 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앞서 지난 5일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공항신도시 분기점 인근에서 주행 중이던 2016년식 BMW 520d에서 불이 나는 등 올해 들어 같은 차종에서 총 5건의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BMW가 국토교통부 산하 교통안전공단에 낸 자체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8개월 동안 발생한 BMW 화재 20여 건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9건이 520d 모델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속페달에 문제가 생긴 뒤 불이 났다는 공통된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BMW 측은 9건 모두 화재 원인을 ‘미상’으로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주행중 화재로 조사에 들어간 중형세단 520d와 유사한 배기가스 장치를 사용하는 BMW의 최고 인기 준중형 세단 ‘320d’의 화재위험을 조사하기로 했다.
2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 16일 교통안전공단에 BMW 차량의 잇단 화재와 관련, 정확한 원인 및 결함 규명을 위한 사고 조사를 지시했다.
520d에 대한 화재 사고 조사는 지난 8개월 동안 불이 난 9대였고 국토부가 최종 파악한 화재 차량은 13대다. 거의 모든 차량이 운행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망가져 원인을 찾기가 불가능했는데 지난 14일 화재가 발생한 520d 차량은 훼손 정도가 심하지 않아 화재 원인파악이 가능했다.
국토부는 사고 발생 이틀 후 위원회 소집 등 심의를 거쳐 교통안전공단에 해당 사고 조사를 지시했다. 국토부와 BMW측은 520d의 화재 원인이 밝혀지면 자발적 리콜 등 후속 조치를 취할 예정이지만 320d는 아직 조사 단계로 후속조치가 마련되지 않았다.
BMW는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화재 위험성을 이유로 2006년부터 2011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된 1시리즈, 3시리즈, 5시리즈, Z4 차량 140만대를 대상으로 리콜 조치한 바 있다.
이번에 조사대상에 오른 모델은 지난 2010~2016년 판매된 520d 5만9000대, 320d 4만대 차종이지만 리콜 시기와 대상 차량이 아직 발표되지 않아 BMW 소유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520d모델 화재는 고질병으로 많이 팔린 만큼 화재가 더 발생할 수 있다”는 글도 올라오고 있다.
한편 BMW는 한국 시장에서 큰 판매고를 올리고 있음에도 사회 공헌은 거의 전무하고 잇따른 화재로 안전성까지 보장 안된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판매된 수입차는 총 14만109대로 BMW의 상반기 판매량(3만4568대)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19.2% 증가했다.
이번에 잇따른 화재로 위험성이 높아진 BMW 520d(2위·6706대)·520d xDrive(7위·3160대)가 가장 인기 모델이다. BMW는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액 3조6336억원, 영업이익 105억원을 기록한 반면 기부금은 20억원에 불과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 시장에서 수입차 판매는 갈수록 높아져 수입차 업체의 수익은 불어나지만 기부금 등 사회공헌에는 인색한 상황”이라며 “BMW의 경우 같은 차종에서 화재가 발생하는데도 판매만 열을 올리고 안전은 ‘나 몰라라’ 하다가 정부가 나서자 마지못해 리콜을 검토하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