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조상연 기자]한국보다 더 많은 임금과 수수료에도 가맹점과 가맹본부인 편의점 기업들 사이의 '상생'이 이뤄지는 일본 사례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이에 대한 평가는 일본의 편의점 가맹점 밀집도가 한국에 비해 크게 낮은 데다 일본의 경우 본점이 가맹점에 연간 ‘최저수입’을 보장해주기 때문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23일 일본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일본의 경우 편의점 가맹점들과 본점의 상생정책이 힘을 발하면서 편의점 기업들의 실적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 지난 3~5월기 각 편의점 기업들의 실적(편의점 외 사업 실적도 포함)을 보면 세븐일레븐을 갖고 있는 세븐&아이 홀딩스의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9% 상승한 1조5990억엔(약 16조110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역시 8.2% 증가한 396억엔(약 3990억원)으로 호조를 보였다. 패밀리마트를 운영하는 유니·패밀리마트 홀딩스는 매출 3165억엔(약 3조1889억원·2.0% 증가), 영업이익 203억엔(약 2045억원·7.8%증가)을 기록했다.
그러면 이처럼 상생의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우선 일본 편의점 가맹점의 경우 한국에 비해 높은 수수료를 프렌차이즈 본점(편의점 기업들)에 지불하는 한편 더 높은 임금을 직원들에게 지불하는 것을 꼽는다.
일본 패밀리마트 홈페이지에 소개된 가맹본부와 가맹점 사이의 계약방식에 따르면 이 회사가 편의점 점주들에게 받는 수수료는 36~69% 수준이다. 수수료율은 가맹점이 내는 이익 수준이나 토지·건물·내장 공사비를 누가 부담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토지와 건물을 가맹점이 부담하는 계약인 경우 36~52%이며 이를 본점이 마련하는 계약인 경우 49~69%다.
또 다른 이유로는 일본의 편의점 가맹점들은 본사에 더 많은 수수료를 내는 한편 직원들에게도 한국보다 더 많은 임금을 지급한다는 점이 꼽힌다.
일본은 지역별로 다른 최저임금을 적용하는데 올해 도쿄 최저임금은 958엔(약 9652원)으로 한국의 7530원보다 2000원 이상 많다. 일손이 부족해 구인난이 심한 일본 편의점들은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는데 통상 편의점이 직원에게 지급하는 시급은 이보다 높은 1000엔대 초반 수준이다.
일본 편의점 가맹점들에 본점이 연간수입의 일정 수준을 보장해주는 ‘최저수입 보장’이라는 보호망이 있는 것도 이유로 꼽힌다. 패밀리마트의 경우 본점이 가맹점에 24시간 영업 기준 연간 2000만엔(약 2억151만원), 16시간 이상·24시간 미만 영업 기준 1600만엔(1억6121만원)까지의 수입을 보장해준다.
또 수도·전기료를 연간 360만엔(3627만원) 이하 범위에서 90%까지 보조하며 24시간 영업을 하면 연간 120만엔(약 1209만원)의 장려금을 지급하는 등의 지원책도 가지고 있다. 더 많은 수수료를 받는 대신 퇴출당하는 가맹점이 없도록 적극 지원해 가맹점주와 본부가 상생하는 체제를 갖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