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삼성전자와 LG전자가 AI 기술이 미래 가전·모바일 시장의 승부를 가르는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경쟁을 벌이는 것으로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들의 상반기 실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유는 이들 업체가 국내는 물론 글로벌 TV·가전 시장에서 ‘전통의 맞수’로 자존심 경쟁을 펼치고 있다는데 있다. 현재 업계에서는 이번 상반기 실적의 경우 LG전자의 ‘판정승’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매출 격차는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줄었고 영업이익은 LG전자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맞수대결 관전포인트는 매출 규모와 수익성이다. 우선 매출규모의 경우 삼성전자가 여전히 앞서고 있다. 그러나 주목되고 있는 것은 격차다. 이들 업체간 격차는 크게 줄어들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의 가전 부문 매출은 각각 20조1400억원이다. 반면 LG전자의 매출은 18조1220억원이다. 두 업체간 격차는 2조180억원이다.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4조2090억원)와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격차가 줄어들었다.
사실 지난 2013년까지 삼성전자의 매출은 LG전자를 월등히 앞섰다. 당시 격차는 연간 19조원을 넘었다. 하지만 이때를 기점으로 사정이 달라졌다. 이후 격차가 줄어들기 시작했고 급기야 지난해에는 10조원 수준이 됐다. 시장에서는 현재 상반기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는 5조원을 밑돌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두 업체간 수익성이다. 영업이익은 2016년까지만 해도 삼성전자가 LG전자보다 많은 영업이익을 냈지만 LG전자가 지난해 역전에 이어 올해 들어 차이를 벌리고 있다.
현재 LG전자는 올 상반기에만 1조2000억원 이상 차이를 내며 삼성전자를 멀찍이 밀어낸 모습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 가전 사업부문에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매출 대비 영업이익)은 3.9%로 LG전자(11.0%)의 절반에도 못 미친 상황이다.
다만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아직까지 삼성전자가 월등하다. 모바일 사업부문에서 삼성전자는 상반기에만 매출 56조500억원에 6조44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대조적으로 LG전자는 매출 4조2308억원에 321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에 따라 이 분야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도 ‘완승’을 굳히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향후 대결구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AI 투자로 새 경쟁구도를 예고하고 있는 게 그것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최근 주요 국가에 ‘글로벌 AI 연구센터’를 설립했다. 또 ‘넥스트 Q 펀드’를 조성해 AI 관련 스타트업 투자에 나섰으며 AI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자들을 잇따라 영입하고 있다.
LG전자도 AI 투자에 적극적이다. 올 초 미국 실리콘밸리에 AI 연구조직인 ‘어드밴스드 AI’를 설립하고 딥러닝과 미래자동차 기술 등의 연구에 나섰다. 또한 최근에는 캐나다 토론토에 AI 연구를 전담하는 연구소를 개소했다.
한편 실적에 대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입장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단기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사업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한다. 글로벌 1위 업체의 입지를 유지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과 함께 공격적인 혁신 투자와 연구개발(R&D) 비용 등이 투입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LG전자는 실적 성장에 대한 비결로 최근 가전 사업부문의 선전에 대해 수익성이 높은 프리미엄 시장에서 스타일러, 건조기 등 신성장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 입지를 강화하는 데 더해 원가경쟁력도 높였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