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세상에 없던, 아마존을 능가하는 최첨단 온라인센터를 만들 계획이다. 30층 아파트 높이로 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예술성을 겸비한 건물로 짓겠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포부다. 정 부회장은 앞서 하남 부지와 관련해 이 같은 포부를 밝히며 이곳을 온라인 물류센터 등을 포함한 ‘이커머스 법인의 핵심시설’로 육성한다는 구상속에 추진에 나섰다.
하지만 현재 이곳으로 인해 정 부회장의 속이 타들어가는 모양새다.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사업의 핵심동력으로 추진하던 하남 온라인센터가 지역 주민들의 반대여론에 부딪혀 5개월째 ‘스톱’ 상태에 놓여 있는 탓이다.
6일 업계와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신세계그룹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계약이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앞서 지난 3월 온라인센터 부지인 경기도 하남 미사지구 자족시설용지(2만1422㎡)에 대해 972억원 규모 매매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었다. 실제 신세계그룹은 이와 관련 LH에 전체 거래금액의 10%가량을 내 가계약을 걸어두고 본계약은 연기된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면 이처럼 계약이 무기한 연기된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가장 큰 이유로는 지역 주민들의 반대여론이 꼽히고 있다. 현재 지역 주민들은 물류센터가 이곳에 들어설 경우 교통난과 안전·환경문제 등으로 주민 불편이 커질 것이라며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지만 정 부회장의 의지는 그대로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하남 외에 대체 지역으로 검토하는 곳이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서다. 그만큼 하남에 이커머스 신설 법인을 마련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신세계그룹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주민들에 대한 설득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온라인센터에 최소 1000억원, 많게는 2000억원 이상까지 투자할 구상을 하고 있으며 주민들과 만날 자리가 마련된다면 주민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전체 투자 계획과 취지 등을 적극적으로 설명할 예정이다.
이처럼 의지를 꺾지 않고 추진을 강행하는 것은 서울 근접성이나 수도권 동남부 지역 물류 배송 등 여러 입지적 조건을 봤을 때 하남이 이커머스 신설 법인의 위치로 적합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는데 기인한다.
한편 신세계그룹은 올해 초 외국계 투자운용사 2곳에서 1조원을 유치하고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계획과 함께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로 나뉜 온라인 사업부를 통합하고 이커머스 사업을 전담하는 신설회사를 설립할 방침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