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삼성전자가 중국시장에서 ‘훨훨’ 날고 있다. 올 상반기만 글로벌 매출 중 중국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넘어섰을 정도다.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완제품과 부품을 동시에 생산하는 종합 IT 기업이라는 이유로 이런 양상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중국업체가 삼성전자의 주요 고객사가 됐다는 것은 잠재적인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들린다. 이에 따라 중국시장에서의 삼성전자 약진이 ‘약’이 될지 혹은 ‘독’이 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는 분위기다.
20일 삼성전자와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의 매출액(별도 재무제표 기준)은 총 83조9217억원이다. 이중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중국시장 매출이 32.7%(27조4102억원)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주시장보다 높은 매출비중을 나타내고 있다는 게 그 이유다.
실제 삼성전자의 주력 시장이었던 미주는 지난 2016년 31.8%에 달하는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나 지난해 30.2%로 줄었고 올 상반기에는 26.0%에 그쳤다. 처음으로 중국보다 뒤처진 것이다.
반면 중국 매출 비중은 계속 상승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사실 삼성전자의 중국 매출 비중은 5년 전인 2013년만 하더라도 18.5%에 그쳤다. 하지만 2014년 20.6%로 처음 20%대에 진입한 뒤 2015년 23.4%, 2016년 23.9%, 2017년 28.3%에 이어 올해는 30%를 넘어섰다.
현재 업계에서 꼽는 삼성전자의 성공 요인은 두 가지다. 하나는 최근 글로벌 강자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 IT업체들이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등의 주요 고객사가 된 데 따른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미국 트럼프 정부를 필두로 한 전세계적인 보호무역 기조 강화로 인해 과거 스마트폰, TV, 가전 등 완제품을 많이 팔았던 미국과 유럽 시장이 상대적으로 축소됐다는 것이다.
이처럼 중국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칫 ‘약’보다는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존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걸림돌로는 미중 양국이 기존의 국제 무역질서를 무시하고 비이성적인 ‘통상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게 꼽힌다. 이 과정에서 중국 의존도가 높아진 삼성전자가 유탄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또 다른 걸림돌로는 삼성전자가 중국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취약성을 드러내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꼽을 수 있다. 최근 중국 반도체·스마트폰 업계가 자국 정부의 정책적인 뒷받침을 토대로 세계 1위 업체인 삼성 ‘타도’를 외치고 있어 불안하다는 설명이다.
업계에 따르면 가뜩이나 중국이 이른바 ‘반도체 굴기’를 외치며 반도체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반독점 조사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런 추세에서 삼성전자의 중국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경우에 따라 매출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큰 걸림돌로 꼽히는 것은 중국 업체가 삼성전자의 주요 고객사가 됐다는 것은 잠재적인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가 최근 공시한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5대 매출처에 중국 스마트폰 생산업체인 중국 화웨이가 처음으로 포함됐다. 화웨이는 올해 2분기에 미국 애플을 제치고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2위를 차지하며 선두 삼성전자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삼성전자로서는 화웨이가 주요 경쟁업체인 동시에 주요 고객사가 된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물론 5대 매출처에는 미국 애플과 버라이즌, 독일 도이치텔레콤, 홍콩 테크트로닉스 등이 있다”며 “그러나 2016년과 지난해 5대 고객사가 미국 애플 외에 미국 베스트바이·스프린트·버라이즌과 독일 도이치텔레콤 등 이동통신사 및 유통업체였으나 올해 들어서 중국계 IT 업체가 2개나 등장했다는 점은 경계해야 할 대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