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정신병자 XX 아니야. 이거? 야. 이 XX야. 왜 그렇게 일을 해. 이 XX야. 미친 XX네. 이거 되고 안 되고를 네가 왜 XX이야.”
“너 이 XX, 일 되는 방법으로 안 찾고. 이 XX야. 변명만 하려고 해. 너 XX처럼 아무나 뽑아서 그래. 병X XX.”
윤재승 대웅제약 회장이 직원들에게 상습적으로 폭언과 욕설 등의 ‘갑질’을 해온 것 내용을 녹취한 것이 YTN에 의해 알려지면서 그는 결국 ‘경영일선 사퇴’라는 카드를 선택했다. 이에 따라 지난 1961년 설립 후 이어오던 ‘대웅’의 명성은 큰 흠집이 나게 됐다.
검사출신인 윤 회장은 대웅제약 창업주인 윤영환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이다. 그가 2세 경영을 시작한 시기는 부사장으로 임명된 지난 1996년이다. 이에 앞서 1995년 대웅제약에 감사로 입사했다.
그러던 그는 올해 3월 대웅제약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그러면서 전문경영인 체제를 이유로 꼽았다. 현재는 대웅제약 이사회 의장과 지주회사 대웅 대표이사로 등재돼 있다.
하지만 이번 갑질 물의로 사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윤 회장은 이들 자리에서도 물러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웅제약은 앞으로 전승호·윤재춘 전문대표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문제는 윤 회장의 ‘경영일선 사퇴’ 선언으로 갑질 논란이 일단락될 것 같지 않은 분위기다. 파장이 일파만파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탓이다.
일단 주식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파문이 터진 27일 대웅제약의 주가는 전일대비 4500원(2.26%) 떨어진 19만4500원에 장을 마감하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에 따른 여파로 하루 만에 약 521억원의 시가총액이 날아갔다. 이 종목의 27일 시가총액이 2조2535억8900만원을 기록했는데 앞서 24일 시가총액은 2조3057억2800만원이었다.
윤 회장의 ‘갑질’ 행태가 이번에 폭로된 것이 아니라는 여론도 이 같은 분위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28일 연합뉴스는 제약업계에서는 윤 회장의 갑질 행태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대웅제약에서 간부로 일하다 퇴사한 한 직원은 “대웅의 간부 중 윤 회장에게 직접 보고를 해본 직원들은 갑질을 겪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라며 “이 때문에 최근 몇 년 동안에만 많은 직원이 다른 회사로 이직했다”고 말했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웅에서 일했던 직원들한테 (윤 회장이) 취조하듯이 임직원들을 대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제약업계에서는 대웅제약의 이런 문제가 언젠가는 곪아 터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고 전했다.
현재 업계 일각에서 지적하고 있는 윤 회장의 ‘진심(?)에 대한 의구심도 사건의 일단락을 쉽지 않게 할 요소로 꼽히고 있다.
’재벌 갑질‘이 끊이질 않는 가운데 터진 그의 막말 논란은 재벌에 대한 비난 여론을 더욱 들끓게 하면서 ’사퇴‘라는 카드를 집었지만 그 기간이 얼마나 가겠느냐는 냉소적 반응이 우세하다. 특히 그가 말한 ’자숙‘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정확히 알아야 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 28일 MBC는 ‘욕설·갑질 논란’ 윤재승 대웅제약 회장 “경영 퇴진”이란 제하의 제목을 통해 직원들에게 상습적으로 욕설 등 폭언을 해온 사실이 드러난 윤재승 대웅제약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했는데 직원들 사이에서는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비난 여론이 빗발치자 윤 회장은 결국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며 “경솔한 언행으로 상처를 드렸다”며 사과했지만 여전히 윤 회장은 언제 누구에게 폭언을 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했다고 전했다.
한편 해외에 머물고 있는 윤 회장은 27일 언론에 보낸 ‘입장문’을 통해 “오늘 이후 즉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자숙의 시간을 가지겠다”고 밝혔다.
그는 입장문을 통해 “저의 언행과 관련해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 업무 회의와 보고과정 등에서 경솔한 언행으로 당사자뿐만 아니라 회의에 참석하신 다른 분들께도 상처를 드렸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아울러 “저를 믿고 따라준 대웅제약 임직원분들께도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