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봄내 기자]지난해 2월초 항소심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행보가 분주한 모습이다. 지난해 4분기 ‘어닝쇼크 실적’을 받은 까닭이다. 게다가 일각에서 이건희 회장의 과감한 투자로 일궈냈다는 ‘반도체 신화’가 이 부회장 시대에 최악의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그의 발걸음은 빨라지고 있다.
8일 재계에 따르면 미래성장 사업을 챙기면서 사회적 역할을 부각하는 행보에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는 대내외 불확실성과 부정적인 여론에 더해 실적마저 꺾이면서 이 부회장으로서는 초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에 기인한다.
현재 이 부회장에게는 과거 정경유착 관행 등에 따른 부정적인 ‘재벌’ 이미지를 개선하는 것이 급한 과제다. 이런 가운데 재벌 승계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을 돌려놓기 위한 결단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은 지난해 삼성SD와 삼성화재, 삼성전기의 삼성물산 지분 매각을 통한 순환출자 고리 해소에 나선 것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재벌 이미지 개선을 위해 올해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중소기업 스마트공장 보급·확산 지원, 소프트웨어 청년 인력 육성 등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면서 문재인 정부가 주창하는 ‘상생협력·동반성장’ 기조에 협조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앞서 그는 지난해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 직원의 직접 채용 결정과 파견 운전기사 무기 계약직 채용, 노동조합 활동 보장, '반도체 백혈병' 분쟁 종식 등의 행보를 보였다.
이 부회장이 안고 있는 또 다른 급한 과제는 신성장 동력 확보를 통한 ‘미래먹거리’ 확보다. 재계에서는 그가 TV와 스마트폰, 반도체에 이어 글로벌 1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엔진’을 확보한다는 전략에 따라 인공지능(AI), 바이오, 5G, 전장부품 등 이른바 ‘4대 미래성장 사업’ 육성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올해 들어 잇따라 현장 행보에 나서면서 여러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특히 ‘미세먼지연구소’를 설립해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기술적 해결방안을 모색하겠다는 계획을 연초부터 밝히면서 사회적 난제 해결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재계 일각에서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경쟁업체들의 도전이 거센 상황이어서 이 부회장의 행보가 ‘험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노조 와해 의혹,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및 경영권 승계 논란 등에 대한 검찰 수사도 계속되고 있고 정부의 재벌개혁 의지도 여전하다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본인의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어 보폭에 제한이 있는 것도 이 같은 예상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