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권찬숙 기자]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일본 정부가 발표한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 조치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에 부합하는 것이라며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2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자 인터뷰를 통해 "세계무역기구(WTO)의 규칙에 정합적이다(맞다). 자유무역과 관계없다"며 "국가와 국가의 신뢰관계로 행해온 조치를 수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의 발언은 스스로 이번 조치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후속 조치라는 것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요미우리신문은 "아베 총리가 한국과의 신뢰관계가 손상된 것을 이유로 관리 강화 조치를 했다는 생각을 밝힌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전날인 지난 1일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등에 사용되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3개 품목에 대해 한국 수출 절차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도 4일부터 실시되는 이번 제제에 대해 "대항조치가 아니다"라며 보복조치란 데 대해 선을 그었다.
아베 총리는 "일본은 모든 조치는 WTO와 정합적이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자유무역과는 관계없다"고 설명했다.
또 아베 총리는 인터뷰에서 지난달 30일 북미 정상 회동과 관련 "북미 프로세스 진전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며 "조건을 달지 않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나 정상회담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전달해 놨다. 다양한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결의로 납치문제의 전면적인 해결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정례 브리핑 자리에서 한국 기업의 대일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일본 기업의 수출 규제 강화 이유로 '신뢰관계 훼손'을 재차 언급했다.
스가 장관은 "수출 관리 제도는 국제적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구축되는 것"이라며 "그동안 양국 간에 쌓아온 우호협력 관계에 대한 한국 측의 부정적 움직임이 잇따랐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 상황에서 '옛 조선반도 출신 노동자'(징용공) 관련 문제에 대해 지난달 28~29일 오사카(大阪)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때까지 만족할 만한 해결책도 제시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스가 장관은 "이로 인해 양국 신뢰관계가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며 "한국과의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수출관리를 하기가 어려워져 제도 운용을 재검토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스가 장관은 수출 규제 강화로 일본기업도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예단해 대답하는 것은 삼가겠다"며 "대상 일본 기업이 받을 영향을 면밀히 주시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