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권찬숙 기자]일본 정부가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일본 기업들 사이에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세계 각국 기업들이 서로 소재와 부품조달을 의존하며 제품을 생산하는 공급사슬망을 이루고 있어 자칫 도미노 생산차질이란 폭풍을 맞을 수 있어서다.
4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최대 전자제품 제조사인 소니는 자칫 TV 생산이 중단돼 판매점에 내놓을 제품이 고갈될 것을 걱정하고 있다.
소니가 한국 기업들로부터 TV용 유기EL 패널을 공급받고 있어서다. 일본 정부의 보복 조치로 한국 제조사가 소재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 유기EL 패널 생산이 정체되면 한국 제조사들에 의존하는 유기EL 패널을 제때 납품받을 수 없게 될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소니 관계자는 "어디까지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어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TV 생산을 못 해 상품이 고갈할 가능성을 포함해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사히신문은 "세계 반도체 시장을 차지하는 한국 기업들의 존재감이 크다며 일본 기업들도 (일본정부 보복 조치의) 영향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애플은 아이폰 일부 제품에 삼성전자의 유기EL 패널을 탑재하는데, 일본 정부의 보복 조치로 아이폰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이럴 경우, 애플에 다른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일본 기업들도 영향을 받게 된다.
상황은 이렇지만 일본의 주요 경제단체들은 이번 조치에 대해 일본 정부 편을 들며 비판에 신중한 모습이다.
주요 경제단체 중 하나인 일본상공회의소의 미무라 아키오(三村明夫) 회장은 지난 1일 일본 정부의 규제강화 조치에 대해 "(악화하는) 한일 관계를 해결할 하나의 제안을 (한국 측에)낸 것"이라며 일본 정부를 지지했다.
미무라 회장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서 패소했음에도 배상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 일본제철(전 신일본제철)의 명예 회장이다.
사쿠라다 겐고 일본동우회 대표 간사도 2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조치는 정부의 일관된 메시지다. 한국 정부도 진지하게 받아들여 빨리 경제 관계가 정상화되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