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권찬숙 기자]일본에서 고양이와 개 등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민박'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으나 법률저촉 문제로 논란의 도마위에 올랐다.
3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고양이를 맡기고 싶어하는 사육주와 맡아줄 사람을 연결해주는 중개서비스인 '냐칭(nyatching)'이 동물애호법 문제에 휘말렸다.
이 서비는 고양이 주인이 여행을 가거나 외출할 때 맡길 곳을 알선해주는 것으로, 지난 2월 시작됐다. 현재 도쿄(東京)를 비롯한 수도권과 후쿠오카(福岡) 일대에 이용자가 수천명 규모에 달한다.
다니구치 사키코(谷口紗喜子) 냔스 대표는 "반려동물을 맡길 곳이 마땅치 않은 현실을 고려해 집 근처에 거주하는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을 찾아내는 시스템을 갖춘 후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서비스는 영리 목적으로 동물을 취급하는 사업을 할 경우 지방자치단체에 '제1종동물취급업' 등록을 하도록 한 현행 동물애호법에 제동이 걸렸다.
영리목적 취급에는 판매, 보관, 대여, 훈련 등이 포함되는데, 고양이를 맡는 행위는 이중 보관에 해당한다. 동물을 맡아주고 대가를 받으려면 반려동물 호텔 등과 마찬가지로 등록을 해야 한다. 위반하면 100만 엔(약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과거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민박이 여관업법상의 규제와 충돌한 것과 똑같은 구조다. 에어비앤비는 일본 진출 초기 대부분의 물건이 여관업법상의 영업허가를 받지 않았다. 이후 특구제도, 작년 6월 민박신법으로 불리는 주택숙박사업법이 시행되면서 우여곡절 끝에 민박운영이 가능해졌다.
냐칭 운영업체인 냔스(nyans)는 법에 저촉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중개시스템 이용료를 받되 ▲영리목적을 비켜가기 위해 이용자가 교통비와 실비, 임의의 사례비를 시스템상의 결제기능을 통해 낼 수 있게 하고 ▲시스템에 금액표시와 사례비를 내도록 촉구하는 표시를 하지 않으면 동물애호법 적용대상이 아니라는 환경성의 유권해석을 받았다.
환경성의 답변에는 "대가로서의 보수를 고양이를 맡아주는 조건으로 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고 돼 있다.
다니구치 대표는 요금체계를 어떻게 할지 검토중이지만 "알선 자체를 주 수익원으로 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고양이 관련 데이터는 사료업계 등 애완동물산업계의 수요가 많은 만큼 플랫폼 기능과 광고 등으로 수입원을 다원화한다는 계획이다.
반려견 수탁 매칭서비스를 하는 '독허기(DogHuggy) '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독허기'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민박과 비슷한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사육주가 내는 돈 중 10% 정도를 중개료로 공제하고 나머지는 '마케팅협력비'로 개를 맡아주는 사람이 갖는다.
실제로는 변호사 자문을 거쳐 "개를 맡는 대가가 아니라 개인끼리 개를 무료로 빌려주는 '무상기탁계약'으로 하고 요금은 시스템 이용료 형식으로 받는다"고 말했다.
나가쓰카 쇼고(長塚翔吾) 독허기 대표는 "이대로 그냥 사업을 계속할 수 있을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정한 조건을 충족하는 서비스에 공식인증을 해주는 공유경제협회(셰어링이코노미)에 인증을 신청했지만 현재의 방법이 적법하다고 장담할 수 없어 협회의 심사는 난항을 겪고 있다.
협회에서 심사를 담당하는 변호사는 "IT(정보기술) 서비스는 법이 생각하지 못한 경우도 많아 법규가 반드시 합리적이라고는 할 수 없는 만큼 논의의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