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현수 기자]일본 야스쿠니(靖國)신사가 지난해 당시 아키히토(明仁) 일왕에게 올해 야스쿠니 창립 150년에 맞춰 참배를 요구하는 매우 이례적 청원을 궁내청에 요청했지만 거절당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13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야스쿠니신사는 지난해 일본 궁내청에 야스쿠니신사가 참배를 요구하는 '행차 청원'을 청원했지만, 거절당했다.
교도통신은 '관계자' 말을 인용해 "야스쿠니신사는 지난해 9월 헤이세이(平成·아키히토 일왕 재위 기간의 일본 연호) 중에 참배를 촉구하기 위해 궁중 제사를 담당하는 궁내청의 의전직에게 과거의 사례를 제시하며 참배를 요구하는 청원을 했다"고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이 의전직은 (당시) 왕위 계승을 앞둬 매우 바쁘다는 점 등을 이유로 궁내청 장관이나 일왕 측근 부서의 시종직에 대한 중개도 '할 수 없다'고 회답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의전직은 교도에 "참배에 관해 말할 입장이 아니다"고 말했다. 교도통신은 "야스쿠니 측이 '거절당했다'고 판단, 창립 200년이 되는 때의 참배도 확약될 수 없다는 점에서 '장래에도 참배가 어렵게 됐다'고 받아들였다"고 분석했다. 또 "야스쿠니 측은 재요청을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야스쿠니신사는 근대 이후 일본이 일으킨 크고 작은 전쟁에서 숨진 사람들의 영령을 떠받드는 시설로,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246만6000여명이 합사돼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요시히토(嘉仁) 일왕은 야스쿠니신사 창립 50년인 1919년 5월, 이후 히로히토(裕仁) 일왕이 창립 100년인 1969년 10월 각각 신사를 참배한 바 있다. 그러나 일왕의 참배는 1975년 히로히토 일왕이 마지막이었다.
그간 보수층은 일왕에게 야스쿠니신사 참배 요구를 지속해왔지만, 아키히토 일왕은 재임 기간 이곳을 참배하지 않았다. 나루히토(德仁) 현 일왕의 부친인 당시 아키히토 일왕은 지난 4월30일 퇴위했고 현재는 상왕으로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