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봄내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에 더해 국제유가도 폭락한 충격에 국내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전날인 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85.45포인트(4.19%) 내린 1,954.77로 마감했는데 종가기준으로 지난해 8월 29일(1,933.41)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에 증권가의 향후 전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교보증권은 코로나19 사태에 안전지대가 없으며 세계 경제에 연쇄적인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교보증권은 올해 2분기까지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되지 않으면 기업 실적 하향 조정을 예견한 금융시장의 조정과정이 불가피하며 이러한 금융시장 충격으로 경제 심리 등 소프트데이터와 생산, 소비, 투자 등 하드데이터가 연쇄적으로 위축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같은 날, KB증권은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 저점을 종전 1,930에서 1,850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에 더해 국제유가 급락이라는 새로운 악재가 발생함에 따른 것이다.
KB증권은 단기적으로 외국인 매도가 대형주에 집중되면서 주가 움직임이 민감하지 않은 방어주의 매력이 부각될 수 있으며 당분간 저유가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일부 관련 기업들은 매출채권 문제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하이투자증권은 최근 폭락한 국제유가가 추가로 급락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나 반등하는 속도가 더딜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유가는 최근 20년 동안 최저 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에 추가적인 급락은 제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이투자증권은 과거 국제유가 급락 당시에는 2016년 경기회복을 기반으로 국제유가가 반등하고 정유·화학 업종의 업황이 개선됐던 반면 현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으며 국제유가가 반등하려면 경기 회복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지 코로나19 사태는 중국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대하다가 일시적 안정기를 거쳐 한국과 일본을 시작으로 전 세계로 확대하는 국면으로 구분된다”고 설명했다.
임 연구원은 “특히 3월 들어 유럽과 북미에서 급속히 확대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코로나19의 안전지대는 사실상 없는 상황으로 전 세계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이 충격을 여과 없이 반영하는 과정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위축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정책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그런데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 실패로 인해 은행들의 정책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 부담 요인”이라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문제는 단기적으로 투자심리를 진정시킬 재료가 부족하다는 점”이라면서 “12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회의, 16일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이 예정돼 있으나 짧게는 3일, 길게는 3주가량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원민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015∼2016년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미국의 셰일 가스 생산에 대응하기 위해 원유를 증산하면서 공급 과잉을 유도해 국제유가가 급락했다”며 “이번에도 사우디와 러시아가 증산을 언급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