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는 ‘코로나 19 이후의 삶’이라는 특별기획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일상에서 공감과 교훈의 메시지를 찾고자 한다. 그 여섯 번째 인터뷰로 (사)공인국제의료관광코디네이터협회 서은희 회장을 만나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국내 의료관광산업과 의료관광코디네이터들의 현주소 그리고 코로나19 이후 일상의 이야기를 들어봤다.<편집자 주>
[KJtimes TV=김상영 기자] 서은희 회장은 해외 유학 중인 막내 아이의 미국 학교 입학을 위해 코로나19 이후 두 번의 자가 격리를 경험했다.
지난 3월 17일부터 시작된 한 달에 두 번의 격리생활, 그날은 아이의 학교 입학을 위해서 미국행 대한항공 011 로스앤젤레스 편에 몸을 실었던 날이다.
서 회장은 “한때 승무원으로 일했던 적도 있고 해외를 많이 다닌 편인데 지금까지 경험한 공항 중 가장 한산 하다 못해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며 “공항 직원의 숫자가 탑승객의 숫자보다 많아 보였고 무언가 닥칠 것 같은 불안한 마음이 갑자기 나에게 엄습해왔다”고 출국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이제 정말 집을 떠나 한 번도 경험 해보지 못한 고생길을 가야 하는구나 싶은 마음이 나를 무겁게 눌러 왔다”면서 “하지만 오랜 시간 실용음악 공부를 준비해 온 아이의 꿈을 꺾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아이와 나는 ‘피할 수 없다면 즐기자’라는 마음으로 미국행 비행기에 탑승했다”며 “마스크를 두 겹으로 쓰고 기내 동선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물을 적게 마시고 식사도 거의 안 먹고 10시간을 버텼다”고 절박했던 그때 상황을 떠올렸다.
우여곡절 끝에 아이를 기숙사에 무사히 넣어주고 한국으로 돌아온 후 또 다시 14일간 한국에서의 격리 생활을 시작해야만 했다.
서 회장은 “내 나라 나의 집에서 하는 격리는 그냥 마음 편하게 느껴졌고 한국의 의료 수준과 서비스를 해외에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하는 국제의료관광 코디네이터로써 이번 코로나 사태로 한국의료와 방역의 우수함에 더욱 확신이 생겼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코로나 사태로 어려움에 직면한 한국 의료관광산업의 암울한 현실을 전하며 “코로나로 인해 (의료관광 코디네이터) 회원들이 매우 힘든 상황”이라면서 “의료관광의 경우 지난해대비 80% 정도 입국자가 격감해 손을 놓고 있는 현실인데 비정규직들은 계약이 해지됐거나 휴직처리 중이며 외국인 환자 유치업에 종사하던 분들도 폐업위기에 처해 있다”고 협회장으로써의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다음은 서은희 회장과 일문일답>
-국제의료관광코디네이터협회장을 역임하고 계신데 협회가 하는 일에 대해 설명한다면.
“국제의료관광 코디네이터는 국내의 의료기관으로 의료서비스를 받으러 오는 환자 및 동반자에게 국내에 머무는 동안 불편함이 없도록 도움을 주는 가디언 같은 역할을 한다. 통역과 번역은 물론 의료기관 섭외 및 항공권, 숙박, 관광지와 교통수단 예약 및 수배 등 전반적인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협회는 2015년 12월 발족, 현재는 전국각지 및 해외에서 활동하는 회원이 400여 명에 달한다.”
-국내 의료관광 서비스 분야의 실태와 의료관광 코디네이터들이 하는 일은.
“관광진흥법상 의료관광이란 국내의료기관의 진료, 치료, 수술 등 의료서비스를 받는 환자와 그 동반자가 의료서비스와 병행해 국내관광을 하는 것을 말한다. 즉, 의료와 관광이라는 두 분야가 결합된 서비스산업으로서 수요의 소득탄력성이 높고 노동집약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의료관광 서비스분야의 고객만족을 위해서는 병원시설 같은 하드웨어(Hard ware), 의료기술인 소포트웨어(Software) 그리고 인적 서비스인 휴먼웨어(Humanware) 세 가지가 필요하다. 그런데 의료관광의 경우는 이 세 가지가 골고루 최고의 수준을 유지해야만 국제 경쟁력이 있다.
우리협회는 인적서비스인 휴먼웨어를 세계 최고의 수준으로 높여 고객 만족도를 향상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아무리 병원시설이 좋고 의료기술이 뛰어나더라도 통역이나 관광 시 식사나 안내 등 인적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하면 그 고객은 전체에 대해서 불만을 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의료관광산업도 적잖은 타격을 받았을 것 같은데 현재 어떤 상황인가.
“코로나로 인해 회원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많은 회원들이 관련업에 종사하는 분들이다. 관광통역안내사를 겸하는 회원도 많아 관광도 의료관광도 지난해 대비 80% 정도 입국자 격감으로 손을 놓고 있는 현실이다. 비정규직 계약직으로 채용됐던 회원들은 계약이 해지됐거나 휴직처리 중이며 외국인환자 유치업에 종사하던 분들도 폐업위기에 처해있다.
코로나가 인간의 몸속에만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에도 바이러스가 침투한다는 것이다. 마음바이러스도 침투와 증식, 확산이라는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회원들은 이번에 닥친 위기를 기회로 삼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회원들은 이 어려운 시기를 절망하지 않고 이번 기회에 실력을 쌓기 위해 어학은 물론 IT기술을 열심히 공부하면서 언택트로 고객개발은 물론 고객관리를 하고 있다. 일부 회원들은 외국어 번역을 하며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경우도 있다. 또한 온라인 바이어 상담회 통역을 계속 늘려가려 하고 있다.”
-해외에서 한국을 찾은 의료관광산업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의료관광은 관광객의 체류기간이 길고 체류비용이 커서 21세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성장했다. 세계의료관광규모는 2012년에는 100억 달러를 달성해 2004년 대비 2.5배로 성장했다. 2020년에는 약 330억 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환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2009년 6만201명이었던 것이 2019년 보고에 의하면 49만7464명에 이르러 연평균 22.7%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일반관광객 연평균 증가율 8.5%에 비하면 2.7배에 달하는 성장수치다.”
-개인적으로 국내 의료기관에 소개해준 외국인 고객들 중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다면.
“최근에 슬픈 일이 있었다. 제가 키르기스스탄의 의료관광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세 차례 방문하며 서로간의 신뢰를 쌓았다. 그렇게 해서 교류가 시작됐고 2년 전에 (키르기스스탄) 고려인 변호사인 여성분이 서울삼서병원에서 유방암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고 돌아간 적이 있다. 그런데 키르기스스탄에 있는 지인으로 부터 한 달 전에 연락을 받았는데 그 여성분이 코로나에 걸려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당시 유방암에서 쾌유해 (키르기스스탄으로) 돌아갈 때 환하게 웃던 얼굴을 잊을 수가 없는데 돌아가셨다는 말을 들으니까 정말 안타까웠다. 의료시설이 낙후돼 정말 필요할 때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목숨을 잃는 현실이 코로나 시대의 비극을 보는 듯하다.”
-‘k방역’이 호평을 받으면서 코로나 사태가 진정 국면에 이르면 앞으로 국내 의료관광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데. 아울러 향후 의료관광시장의 트렌드가 어떻게 변화할 것으로 전망하나.
“코로나 이전에는 한국을 찾는 의료관광객들이 우수한 의료기술과 의료시스템을 가장 높게 꼽았고 선진국에 비해 저렴한 의료비와 BTS(방탄소년단)와 같은 세계적인 한류의 열풍 등으로 (한국 의료관광시장이) 계속 성장 추세였던 만큼 이번 코로나 대응체계 K-방역이 우수성을 인증 받아 국내 의료관광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
관광과 의료관광이 국가의 주산업인 태국은 이미 고급의료관광객에 한해 자가 격리 면제 등의 조건을 걸고 출발 전 코로나 검사 음성확인서를 제출하면 입국을 허용하는 조건으로 문을 열었다.
우리 정부도 7월 20일부터 보건복지부장관 명령으로 암수술, 항암치료, 심뇌혈관, 이식, 외상환자 등에 대해서만 출발 72시간 전(방역강화 대상국 48시간 전) PCR검사 음성결과 확인서를 제출하고 병원 내 1인실 입원, 최대 2주간 외출과 면회금지 등의 동의서를 작성해 코로나 대응 외국인환자 프로세스를 갖춘 의료기관에 진료예약 확정이 되면 외국인환자 확인증을 받아 입국절차간소 대상자로 입국이 가능하다.”